독도 인 더 헤이그

 

 

 1. 대구지법 포항지원에 근무하는 정재민(32) 판사가 한국과 일본간의 독도소송을 주제로 한 법정소설이다. 소설 속에는 국제사법재판소 (ICJ)에 독도문제가 상정됨을 가정으로 독도 영유권에 대한 양국의 다양한 국제법적 논리와 역사적 근거들을 바탕으로 소설을 전개하고 있다. 왠만한 독도분쟁 관련 책보다도 소설을 통해 쉽게 독자들이 어려울 수도 있는 국제법적 지식과 역사적 사실에 접근하도록 한 것을 보고, 이 저자가 정말로 독도에 대한 애정이 깊음을 느낄 수 있었다.

 

 2. 마치 한편의 액션 드라마를 보는듯한 이 소설은 정말로 방송국에서 드라마로 구성해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한일 양국간의 마찰과 독도문제가 드라마를 통해 부각되고 분쟁지역화가 되는 것이 홍보되는 역효과가 있겠지만, 일반 국민들이 독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좋은 구성이라고 생각되었다.

 

 3. 가장 충격적인 것은 일본이 독도에 대한 일련의 군사적 도발을 매우 치밀하고 계략적으로 실시하여 한국이 어쩔 수 없게 ICJ에 독도문제를 가져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상정한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독도문제에 대해 국제법정에 가지 않을 조건들을 마련해 놓았지만 무정부질서라는 구조에 놓여있는 국제정치에서 무력을 통해 반 강제적으로 국제법정에서의 독도문제 해결을 강요하는 것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4. <p.121~148, 일본의 독도도발 시나리오>

  1) 새벽 3시 동해, 그믐달 어두컴컴한 날 일본의 타카나미급 군함 4척이 25노트의 속도로 독도로 진격

  2) 같은 시각 세척의 구축함과 상륙함으로 구성된 두 함대가 북동쪽과 남서쪽으로 나눠 독도로 진격

  3) 한국 해군의 독자적 군사 인공위성이 없고, 미국에 의존하지만 미국은 북한 관찰에 집중하여 일본의 움직임에 별 관심이 없음

  4) 한국 해군 조기경보전대에서 네척의 일본군함의 움직임을 감지했지만 이 지역에서 평소 일본 군함이 자주 움직이기 때문에 별 신경 안씀 

  5) 공기부양정 상륙함을 40노트 이상의 속도로 독도 전방 15마일까지 접근시킴

  6) 뒤늦게 공기부양정 상륙함을 감지한 한국 해양경찰이 영해에 들어온 목적을 알리라며 경고방송

  7) 공기부양정은 이를 무시하고 독도로 내달림

  8) 한국군은 '을종사태'를 선포하고 한국 1함대가 독도로 향하고 대구와 강릉공항에서 F-15K와 KF-16 편대 발진

  9) KF-16은 독도상공에서 8분 미만 정도의 체공시간 제한 때문에 열 척의 일본 군함에 대적하지 못함

 10) 50분의 독도상공에서 체공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F-15K 12대가 독도로 다가옴

 11) F-15K 가 일본함대에 접근하기 9분전, 공기부양정이 퇴각함

 12) F-15K 편대는 대구공항으로 다시 되돌아감

 13) F-15K가 대구공항으로 거의 돌아갈 때 쯤 다시 공기부양정이 독도로 진격함

 14) F-15K는 독도로 돌아가면 기름이 없어 추락하고, 대구공항으로 다시 갔다가 오면 일본의 상륙을 막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짐

 15) F-15K 3대가 죽기를 각오하고 다시 독도로 되돌아가 일본함대로 돌진

 16) 세계 최신의 이지스급 일본함대는 F-15K 3대를 요격

 17) 일본함대는 상륙하지 않고 독도 경비대를 그대로 두고 함대가 독도를 둘러쌈

 18) 한국의 구축함들이 독도 앞바다에 와서 대치

 19) 일본 총리는 "그동안 한국이 다케시마를 불법 점거하고 최근 군대를 다시 파견하기로 결정하는 등 일본에 대해 선전포고 했으므로 한국 군대가 일본의 영토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위해 최소한의 방어조치를 했다"고 성명 발표

 20) 또한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통한 합리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발표

 21) 한국은 유엔안보리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발표하여 결국 유엔안보리는 국제사법재판소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요청, 한국은 이를 수락

 

 5. 그 후 이야기 전개는 예전부터 국제해양법에 전문가를 키워오고 세계 석학들을 매수해 온 일본이 치밀하게 국제법적 논리를 축적해 한국의 논리를 모두 방어하고 자신들의 논리를 성공적으로 전개해 거의 독도 영유권을 탈환하는 상황까지 갔지만, 결정적인 역사적 증거가 드라마틱하게 발견되어 일본은 독도 지하의 자원개발권을 주면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인정하겠다는 타협안을 내 놓아, 결국 한국이 이를 받아들여 재판이 중단되었다는 얘기이다.

 

 6. 실제로 한국과 일본이 독도문제를 갖고 국제재판소에 갔을 때, 불리할 수 있는 여러 이유들이 있다. 관련 전공자들이라면 여러 이야기를 풀지 않아도 다 알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독도는 명백한 한국의 영토이므로 분쟁지역 조차 아니므로, 국제재판소에 갈 하등의 이유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반면 어떻게든 일본은 한국의 실효적 지배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국제재판소로 독도문제를 끌고 가려는 행동을 취해왔다.

 

 7. 독도에 대한 사실적 이해와 소설적 구성, 그리고 국제법적 지식이 총합된 이 소설로, 국제정치학이나 국제법 전공자들은 독도문제를 왠만큼 충분하게 정리할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풍부하고 이야기도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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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rong | 2011/05/25 11:42 | 트랙백 | 덧글(0)

왜 도덕인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으로 국내에서도 센세이션을 일으킨 마이클 샌들 교수의 2005년 저서이다. 책의 내용은 '정의란 무엇인가'와 별 다르지 않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와 칸트 철학의 전통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종교 등 사회를 구성하는 각 분야가 도덕에 기반하여야 한다고 한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경제가 정치를 밀어냈고, 사람들은 정치가 다루지 못하고 있는 도덕이나 윤리 같은 강치들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윤리적, 도덕적 가치가 경쟁할 수 있는 사회, 의견의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첫 단계라고 말하면서, 도덕성이 살아야 정의도 살 수 있고, 무너진 원칙도 다시 세울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것이 우리가 도덕이라는 문제에 관심을 갖고 치열한 논쟁을 벌여야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 정치철학자 마이클 왈저(Micbael Walzer)는 저서 <<정의의 영역>>을 통해서 세상의 좋은 것들에 대한 분배의 방법을 주제로 삼으며, 분배 정의에 관한 논쟁에 창의적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재화마다 나름의 원칙들이 지배하는 영역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복지는 궁핍한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하고, 명예는 그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들에게, 정치적 힘은 도덕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직책은 적임자들에게, 사치품은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능력과 의향이 있는 사람들에게, 신의 은총은 독실한 사람들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왈저는 불평등한 부는 요트나 고급 음식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하지 않은 영역을 지배하려는 돈의 힘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돈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사려는 경우처럼 말이다. 돈은 최악의 위반자가 될 수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영역을 뛰어넘어 잘못된 지배력을 발휘하는 유일한 도구는 아니다 예를 들어 어떤 자리가 돈이나, 능력이 아닌 혈연관계에 의해 획득된다면 그것은 족벌주의다. 족벌주의와 뇌물이 비난 받는 이유는 재화가 나쁜 원칙에 의해 분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왈저 또한 영역이라는 개념만으로 재화를 분배하는 방법까지는 알 수 없다. 우리의 정치적 논의의 대부분은 어떤 재화가 정확히 어느 영역에 속하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 벌어진다. 예컨대 어떤 종류의 재화를 보건분야에 속하는 것으로 봐야하는지, 주택 또는 교육에 속하는 것으로 봐야하는지 알 수 없다. 또한 그것들은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기본권인지 아니면 시장에서 판매되는 상품인지 또는 다른 예를 생각해 보자면 섹스는 과연 어떤 영역에 속하는지, 성적 즐거움은 오직 사랑과 헌신에 근거해 분배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현금을 주고 사고 팔 수 있는지에 대해서다.

  어떤 재화가 어떤 분배 원칙에 적합한지 결정하는 방법으로 친숙한 것은 자연발생적 보편적 권리(인간의 보편적 권리)를 밝히고 그것을 토대로 어떤 권리가 뒤따를 수 있는지 추론하는 것이 있다. 왈저는 이러한 권리에 호소하는 것을 거부하고 특정 공동체 내의 구성원 자격이라는 개념을 채택한다. 우리 모두가 권리의 보유자이기 이전에 정치적 공동체의 구성원이라고 본 것이다. 우리가 특정 재화에 대해 권리를 갖느냐 여부는 그 재화가 우리 공동체 생활에서 수행하는 역할과 중요성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의료보험을 예를 들면, 의료보험의 경우, "국민의 치료 받을 권리"가 아니라 현대 우리 사회에서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욕구이므로 모든 구역마다 의사와 병원이 있고 정기적 건강검진과 건강교육, 의무적 예방접종 등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의료보험이 사회 내 구성원의 자격과 관련된 문제로 본 것이므로 여기에서 소외된다는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불명예스러운 것이라는 것이다.

■ 마이클 샌들 교수는 언제나 공동체의 가치를 중요시하며, 현대 자본주의 고도화에 따른 부의 불평등한 분배, 이에 따른 도덕성의 파괴 등을 우려한다. 이러한 샌들 교수의 시각은 현재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문제이다. 사람들은 IMF 위기 이후 도입된 자본주의 경쟁 속에서 한번의 폐배가 세대를 잇는 폐배로 이어질 수 있음을 점점 피부로 느껴가고 있으며 이는 자본의 힘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 분노로 이어겨가고 있다. 우리사회가 미국식 자본주의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의식주의 기본생활을 보장하고 그 기반 위에서 자신의 자아를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시스템에 대해서는..

 

2011년 1월 16일, KBS 스페셜 행복해지는 법 - 1편 대한민국은 행복한가?

 

▶행복한 나라 덴마크. 행복의 비밀

[전 세계 여론 조사에서 언제나 행복도 1위를 차지하는 나라 덴마크. 등수가 없는 시스템의 초등학교, 공부는 여러 가지 재능 중 하나라고 말하는 기술학교. 오로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인생을 설계하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준 덴마크 사회 시스템을 통해 덴마크 행복의 비밀을 취재했다.]

 

를 참고해보기 바란다.

 

왜 덴마크 국민들은 자신의 소득의 50%를 세금으로 내면서도,(물론 고소득자는 누진세 적용) 행복하다고 말할까. 왜 그들은 학교에서 우등반을 만든다고 하면 반대를 할까. 그런데 어떻게 천연자원 매장은 거의 없으면서도 1인당 국민소득은 5만달러에 달할까. : 결국 경제 활동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없을 때야 강력한 리더가 채찍으로 군대를 동원하듯 쥐어 짜서 생산성을 높이면 되지만, 이제 어느정도 성장하고 사람들의 욕구가 충만해져 있을 때는 조직, 그룹이 아닌 사람 하나하나의 역량에 의존하며 그 사람의 자아를 이끌어 행복감을 느끼며 역량을 발휘하도록 시스템을 바꿔줘야 한다. 물론 시스템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의식, 즉 지식의 접촉이 자연스러운 환경도 만들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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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rong | 2011/02/06 11:34 | 트랙백 | 덧글(1)

끝나지 않은 추락

 

1. 스티글리츠 교수가 바라보는 미국경제

 

 미국의 경제위기는 계속 지속될 것이다. 그 행태는 높은 실업률의 지속, 내수경기의 지속적인 침체, 돈을 빌려서 소비하던 이전 시대와 같은 활발함은 다시 찾아보기 힘든 상태 등이 그것이다. 이는 마치 IMF 위기 이후 한국이 뜨뜻 미지근한 경제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 스티글리츠 교수의 충고

 

  미국이 이러한 경제위기에 빠져든 것은 통제되지 않은 자본주의와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탐욕의 증대, 도덕성의 상실 등 근원적 이유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단순히 몇가지 경제정책을 취하는 것이 아닌,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체질까지도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어야 함을  얘기한다.

 

  어떤 원시세계에 갔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노인이 뱀에 물렸는데, 이 마을의 의술인은 자신들이 오랜기간동안 신념으로 생각해 오던, 칼을 데지 않고 약초로만 이것을 치료하려 한다고 보자. 이 의술인은 절대 서양의 외과적 수술의 방법을 도입하려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그 자신이 한번도 해보지 않았고, 한번도 배워보지 않은 방법이기에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다. 이 의술인은 이러한 두려움을 기저에 깔고 있지만 서양 외과 수술을 할 것을 주장하는 당신에게 전통방법의 개선된 적용만 있다면 충분하다고 답답한 소리를 늘어놓을 것이다. 이러한 가정은 당신을 굉장히 갑갑하게 만드는 예일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일들이 실제 경제에서 일어나고 위기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신고전주의적 가정, 즉 작은정부, 자유로운 시장, 합리적 인간 등을 가정한 비현실적 믿음의 가정의 경제학이 전세계를 지배한 것이 불과 10년도 안되었다는 것이다. 오늘 1000원으로 순대를 먹었다면 내일도 1000원이 있다면 순대를, 내일 모래도 같은 선택을 해야함을 합리적이라고 가정한 경제 이론의 지배 속에서 우리는 살아왔던 것이다. 이들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은, 마치 위의 원시세계의 의술인 같은 맹신으로 현재까지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약간의 조정만 있으면 될 뿐,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시장 매커니즘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시장 매커니즘은 우리가 '믿고' 있는 것이지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맹신의 신념들이 경제를 망친다. 좌파는 이러한 정책을 써야 한다. 우파는 이러한 정책을 써야한다의 주장들을 뉴스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무상급식이라는 이슈를 보더라도 무상급식에 대한 실제 가능성, 이에 따른 세금부담 등의 논리보다는 보수당은 포퓰리즘적 복지에 반대해야 하며 진보당은 세원을 투자해 보편적 복지를 달성해야 한다는 '교리'가 앞섬을 알 수 있다. 또한 여러 경제 정책에서도 이들의 주장은 케인지언 vs. 신고전주의 경제적 학파 논란 속의 논쟁에 불과함을 쉽게 알 수 있다. 경제학과 같은 사회학의 한 분야가, 신념 속에서 풀이를 생각하는 인간의 비합리적 오류 속에서 허우적 대고 있는 것이다. '현상'과 '원인분석' '이의 해결'이라는 실용적 기본 문제 풀이 메커니즘은 '신념'속에서 빛을 발휘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백지 상태에서 새로운 그림을 그릴 용기를 쉽게 내지 못하며, 단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밑그림 속에 색칠만 안전하게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결국 경제학자들, 정치가들, 경제관료들은 원시마을의 의술인 처럼 "두려운 것이다."

 

3. p.306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시장은 언제나 효율적이라거나 정부는 늘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이데올로기적인 선입견에 빠져들지 않은 것이다. 이번 금융시스템의 붕괴와 민간부문이 이끈 자원배분의 엄청난 올는 그런 선입견을 고쳐줄 것이다. 그러나 파산한 은행들의 국유화에 대한 두려움은 미국과 영국에서 정부 개입이 제때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방해했고, 이는 불필요하게 납세자들에게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물렸다. 미국에서는 사회주의, 민영화, 그리고 국유화 같은 표현들이 함께 따라와 명료한 생각을 하기 어렵게 하는 정서적 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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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rong | 2011/01/11 00:23 | 트랙백 | 덧글(0)

북한의 핵무기 외교와 그 대응

 

북한의 핵무기 외교와 그 대응

 

오 용 희

 

 

I. 序論

 

  동북아 질서에 속에서 한반도가 지니는 위험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남·북한의 대결이라는 냉천체제의 잔존, 둘째로는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민족주의 충돌 위험이다. 동북아시아의 안보이슈는 한·미·일과 북·중·러라는 냉전체제의 대립 속에서도 한국·북한·중국·일본 간의 민족주의적 견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1992년 소련의 붕괴와 함께 맞이한 탈냉전 시대에서 북한은 체제 유지를 위한 외교행보를 최우선의 목표로 진행하여 왔다. 북한이 그들의 체제 유지를 위한 외교는 핵무기 개발과 대화국면이라는 극단의 양면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면서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다. 동북아시아에서 북한이 일으키는 역내 안보이슈는 러시아와 중국의 지지를 받기도 하였으나 때로는 급작스러운 핵실험 등과 같이 이들 국가들의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당황시키기도 하였다. 이럴 때마다 북한은 전통적 우방국들을 안정시키면서도 미국에게는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을 통한 안정적 체제 유지의 기틀을 확보해 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여 왔다.

  여기에서 북한에게 핵무기는 체제 안정 국면으로의 전환을 위한 대화 소재의 하나이자 만약 이 대화 국면이 실패하였을 때 마지막으로 불안하게나마 체제의 지속을 이끌어 줄 수 있을 위험한 보험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위험한 보험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에 있어 한·미·일은 물리적 수단을 사용하는 옵션을 쓰기에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워하고 있다. 즉 중국과 러시아라는 역내 강국의 큰 반대에 부딪힐 수 있으며 특히 2050년 대동(大同)사회 건설의 목표를 지니고 있는 중국에게 있어 이때까지의 안정적 한반도의 관리는 사활적 이익이라고 할 수 있어, 모든 군사적 충돌의 요소를 반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북한의 핵무기 외교가 지니는 의미와 목표, 그리고 이를 어떻게 대응해 나아가야 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현 동북아 정세 속에서 매우 시급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김정은으로의 세습 체제로 이양하는 시기이며 중국은 그들의 목표에 다다르지 않은 경제성장으로 인해 한반도의 안정화가 중요한 시기이며 한국은 더욱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본 또한 정상국가의 하나로 현재 한반도에서 촉발되는 안보위기를 발판으로 그 행동반경을 넓혀 적극적으로 군사행동을 취하고자 하고 있으며 미국도 북한의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를 관리하고자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기의 북한 핵무기 외교의 대응은 북한 체제의 유지 및 붕괴라는 시각과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즉 북한의 핵무기는 그들이 체제 유지를 위한 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II. 북한의 핵무기 외교

 

1. 선군정치와 북한의 핵무기 외교

 

  선군정치가 냉전 종식 이후 북한 사회주의 정권의 생존과 강화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군을 가장 중요한 주축으로 삼는 동시에 전 사회의 군대화를 추진하는 것이라면 외교전략 역시 이러한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한 축이 된다. 따라서 선군시대의 외교는 북한 사회주의 수령 중심 정권의 생존을 보장하고, 향후 소위 강성대국으로 갈 수 있는 외교적 환경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둔다. 또한 군의 권한과 힘이 강화되면서 외교정책 결정 과정에서 군의 위상과 목소리가 강해질 수밖에 없으며, 외교정책의 수단 선택에 있어서도 군사적 방법을 빈번히 사용하게 되었다. 핵무기를 개발하여 외교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도 선군정치제제의 한 파생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탈냉전기 핵무기를 중심으로 한 북한 선군외교의 핵심은 대미외교였다고 볼 수 있다. 냉전 종식 직후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 주력하여 1998년~1992년까지 북경에서 28차례의 참사관급 외교관 접촉을 진행하였으나 점차 탈냉전 동북아에서의 자신들의 생존 조건이 부족함을 깨닫고 핵 선군외교의 길을 걷기로 결정함에 따라 1993년 3월, 1차 북핵위기를 발발하였고 이후 1994년 10월 북미 간 제네바합의를 통해 북핵 동결에 합의함으로써 당분간 북한의 생존을 위한 외교적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하였다. 이후 탈냉전기 1차 핵위기를 거치고 제네바 체제에 합의하면서 북미 간의 양자관계가 시작된 이래 클린턴 행정부의 2000년 북미 코뮤니케에 이르기까지 북미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다. 이후 부시 행정부 등장 이후에 1년여의 소강기를 거쳐 2002년부터는 제2차 핵 위기에 진입하여 6자회담을 축으로 한 북미관계를 경험하지만 사실상 돌파구가 없는 정체상태를 오바마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겪게 되었다.

  북한은 핵문제를 토대로 선군외교를 진행하면서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생존에 필요한 군사적, 외교적 환경을 만들고자 하였다. 1994년 10월 제네바 합의 이후 북미관계는 부분적 진전을 보여 미 국무부는 1995년 1월, 대북 경제제재 완화조치를 발표하고, 북미 간 거래 및 여행 허용, 미국 금융기관에 대한 북한의 사용 허가, 북한으로부터 마그네사이트 수입 등을 공표하였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지속적으로 주장한 것은 북미 간의 평화협정 체결이었다. 북한은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한편, 정전체제를 약화시키기 위해 1993년 체코 대표단 철수, 1994년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 설치, 판문점 군사정전위 북측 관계자 일방 철수 등의 조치를 취했다. 또한 1999년 6월, 제1차 연평해전, 2002년 6월, 제2차 연평해전,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사건을 일으키며 끊임없이 정전체제의 불안전성을 내세우며 정전협정 대상국인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시도하며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2. 북한의 체제 생존과 핵무기

 

  북한은 위와 같이, 핵 외교를 토대로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생존 조건을 공고화 하고 이후 강성대국 발전을 위한 외교 전략을 추진하여 왔다. 평화협정이 중요한 이유를 내세운 북한의 발언들을 보면, “조선반도의 평화를 보장하는······원칙적 요구들은······첫째로, 조선반도의 평화를 조국통일에 복종시키는 것이며, 둘째로, 대화와 협상의 방법으로 평화를 실현시키는 것이며, 셋째로, 조선반도에서 미군을 종국적으로 철수시키는 것이며, 넷째로, 남조선에서 군비확장과 무력 증강을 철저히 배격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로부터 미군의 철수와 북한에 대한 군사태세의 약화를 주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평화협정을 더욱 자세하게 설명하는데, “공화국과 미국과의 군사적 대결······적대관계를 끝장내고 호상신뢰와 믿음에 기초하여 접촉과 대화를 진행하고 불미스러운 과거를 청산하는······첫걸음이 다름 아닌 조미불가침조약 체결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첫째로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제거되지 않는 한 북남관계가 정상적으로 발전할 수 없으며······불가침 조약이 체결되어야 조미 간의 불신과 적대적 대결의 관계가 해소되고 서로의 안전이 담보되며······대화가 진행되어야·······신속 있고 의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북한의 노력이 정점에 올랐던 2000년 올브라이트(Madeleine Albright) 미 국무장관의 평양방문시 공동 코뮤니케를 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은 력사적인 북남 최고위급 상봉에 의하여 조선반도의 환경이 변화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강화하는데 리롭게 두 나라 사이의 쌍무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조치들을 취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쌍방은 조선반도에서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1953년의 정전협정을 공고한 평화보장 체계로 바꾸어 조선전쟁을 공식 종식시키는데서 4자회담 등 여러 가지 방도들이 있다는 데 대하여 견해를 같이하였다.” 는 내용의 합의가 담겨있다. 이러한 논의는 부시정부에서도 이어져 “조선반도에 조성된 엄중한 사태를 타개하기 위하여 우리는 조미 사이에 불가침조약을 체결하는 것이 핵문제 해결의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도로 된다고 인정한다. 미국이 불가침조약을 통해 우리에 대한 핵 불사용을 포함한 불가침을 법적으로 확약한다면 우리도 미국의 안보상 우려를 해소할 용의가 있다. 작은 나라인 우리에게 있어서 모든 문제해결 방식의 기준점은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에 대한 위협의 제거이다.”라고 하였는바, 대미외교 즉, 북한의 핵외교를 통한 평화협정의 도출이 북한 선군외교의 핵심임을 보여주고 있다.

  답보상태에 있는 6자회담 속에서 북한은 김정은 세습 시기를 맞이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은 위임에 따라 조선전쟁 발발 60년이 되는 올해(2010년)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한 회담을 조속히 시작할 것을 정전협정 당사국들에게 정중히 제의한다.”라고 말한바 있다. 현재까지 북한은 평화협정에 대해 미국과의 신뢰구축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하며 “선 평화협정, 후 핵폐기”의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또한 “조선반도에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게 되면 핵문제의 발생 근원으로 되고 있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위협이 없어지는 것으로 되며 그것은 자연히 비핵화 실현에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즉, 2010년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한 시도를 북한을 할 것이며 이것이 지난 3월의 천안함 사건과 11월의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이어져 정전협정 당사국들에게 어서 빨리 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 논의를 시작해야 함을 촉구하였다고 볼 수 있다. 답보상태에 있는 핵무기를 통한 대화국면 보다는 정전협정의 불안전성을 부각시켜 미국을 포함한 정전협정 당사국들에게 평화협정의 틀로 끌고 들어오려는 것으로 분석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이유, 즉 미국으로부터의 침략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 사라지기 때문에 북핵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는 논리를 이끌어 나아가려는 계속된 시도인 것이다.

 

 

Ⅲ. 북한의 핵무기 외교에 대한 대응

 

  그렇다면 과연 북한의 주장과 같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 김정은 세속 체제의 외부적 조건의 충족으로, 그 공고화에 일조한다면 북한은 자연스럽게 핵무기를 자진 폐기할 것인가? 이는 동북아 지역에서 북한 핵무기가 지니는 파괴력을 볼 때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북한은 자신의 군사적 대칭전력의 한계를 언제나 비대칭전력의 극대화로 보완하여 왔다. 이는 평화협정의 성사 이후에도 북한은 자신들이 지닌 대칭전력의 한계를 지속시킬 유인이 필요하며 따라서 이제까지 개발해 온 핵무기를 은닉할 유인은 생겨도, 폐기할 유인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불가침조약은, 무정부상태의 국제정치 무대 속의 하나의 문서에 불가하며, 한반도라는 동북아시아에서의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위치에 위치한 북한에게 있어 ‘사정변경의 원칙(clausula rebus sic stantibus)’은 언제나 적용되어 불가침조약이 이행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과 미국의 북한 핵무기 외교에 있어서의 최종목표인 북한에서의 핵무기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CVID :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에 도달하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문제가 된다. 그 고리는 바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의 이유가 북한의 체제가 안정적으로 세습되어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기 위한 보험이라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주장하는 데로, ’북한의 생존조건을 확보해주면 핵무기는 사라질 것이다.‘라는 주장이 허구임을 그대로 보여준다. 국제정치무대에서의 ’생존‘은 모든 국가의 1차적 기본 목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화협정이 체결된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생존추구의 목적은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북한에서 핵무기를 완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방법은 북한 체제의 붕괴 혹은 북한 정권의 교체(Regime Change)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북한 핵문제 해결의 접근이 공세적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궁극적인 북한 핵무기의 해결 방법은 북한 핵무기 보유와 이를 통한 외교의 목적이 북한 체제의 생존이라는 것과 연계되어 있는 측면에서 보면 지극히 솔직하고도 확실한 대응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한 6자회담을 비롯한 이슈 타겟형 대화들은 궁극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제거를 위해 효과적이지 않게 될 확률이 큰 것이다. 이제까지의 답보상태에 있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들에서도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한국과 미국의 대응 방안은 북한 정권의 붕괴 및 정권 교체,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과 중국과 러시아의 이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는 쪽으로 맞추어질 필요가 있다. 이는 2050년 대동사회건설을 위해 뛰어가는 중국에게 있어 안정적 한반도의 관리 측면에서도 북한의 존재보다는 한국 중심의 통일 한반도가 이익이 되며, 러시아에게 있어서도 한반도의 안정적 유지가 극동지역 경제발전에 있어서도 도움이 됨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한국은 주변국에게 통일 한반도에서는 영원히 핵무기가 존재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하고, 미국도 주한미군이 현재 38선 이북으로는 그 활동반경을 영원히 넓히지 않을 것임을 확약하여 주변국에게 지지를 받아야 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시도는 이미 최근 위키리크스(WikiLeaks)의 폭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Ⅳ. 結論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 지속을 위한 국제정치에서의 기초적인 생존 수단의 하나로 핵무기를 선택했으며 이를 통한 외교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북한의 시도는 북한 정권의 내재적인 불안정성을 의심한 미국에게 용납되어지지 않아 왔다. 이제까지 6자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한 이유 타켓형 대화를 지속해 왔지만 그 결과는 지지부진하였다. 이는 북한의 핵문제가 결국 북한 체제의 생존을 유지시켜 주는 것과 연계된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문제의 해결 고리는 북한 체제를 이렇게 계속 불안하게 유지시켜주는 것이 한반도의 안정과 동북아의 평화질서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와 관계가 된다.

  북한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방향과 어긋날수록 더욱 강력하고 무리한 시도를 하게 될 것이다. 연평도 포격과 같은 무리한 군사적 도발, 3차 핵실험과 같은 도전, 미사일 사거리가 미국 본토에도 닿을 수 있음을 보이는 무리한 실험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북한의 무리수는 미국의 북한 체제의 변경 유인만 강하게 할 뿐이며 안정적인 한반도 관리가 점점 사활적 이익이 되어가는 중국과 러시아의 등을 돌릴 뿐일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핵무기 외교에 대응하는 한국과 미국의 방향은 북한지역의 관리권이 한국 위주의 통일한국에 있어야 역내 국가들의 안정과 평화, 그리고 번영에 도움이 됨을 확신시켜주는 방향으로 대담하고 강력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것이 북한의 생존과 연계되어 있는 북한 핵무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확실하며 솔직한 방법일 것이다.

 

 

<참고문헌>

 

 

하영선. 2006. <<21세기 한국외교 대전략>>. 서울 : 동아시아연구원

조 민. 2010. <<북한의 ‘전쟁 비즈니스’와 중국의 선택>>. 서울 : 통일연구원

조한범. 2010. <<북한이 간과한 연평도 도발의 영향>>. 서울 : 통일연구원

조동호. 2010. <<북한 2032 선진화로 가는 공진전략>>. 서울 : 동아시아연구원

전성훈. 2010.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대한민국의 선택>>. 서울 : 통일연구원

하영선. 2010. <<21세기 新동맹>>. 서울 : 동아시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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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rong | 2011/01/10 23:51 | Orrong's Editorials | 트랙백 | 덧글(0)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느낌 : 신자유주의 한계에 대한 내용으로 그의 이전 저서나, 요즘 나오는 다른 케인지언들의 내용에 비해 극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다만 23가지로 잘 정리한 듯 하다.

 

▣ 저자 : 장하준 (영국 켐브리지 대학 경제학 박사, 영국 켐브리지 대학 경제학과 교수)

 

▣ 영국 가디언지 : 경제학자나 정치인이 보여 주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진짜 자본주의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매우 소중한 책이다.(최근 노동당수에 뽑힌 에드 밀리반드에게 장 교수를 점심식사에 초대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

 

▣ 첫 번째 진실 : 자유 시장이란 것은 없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시장은 장로워야 한다. 정부가 개입해 시장에 참여하는 주체들에게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지시하면 자원이 적재적소에 쓰이지 못하게 된다.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이윤이 높은 일을 할 수 없다면 사람들은 투자하고 기술 혁신을 할 동기를 잃는다.

 

○ 현실은…

자유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시장에는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모종의 규칙과 한계가 있다. 시장이 자유로워 보이는 것은 단지 우리가 그 시장의 바탕에 깔려 있는 여러 규제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 규제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유시장은 정치적으로 정의되는 것이다.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이 정부의 정치 개입으로부터 시장을 보호하려 하는 것처럼 얘기하지만, 정부는 언제나 시장에 개입하고 있고 자유시장론자들 또한 다른 모든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정치적이다.

 

▣ 두 번째 진실 : 기업은 소유주 이익을 위해 경영되면 안 된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기업의 주인은 주주들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주주들 이익을 위해 경영되어야 한다. 주주들을 위한 위한 경영을 하면 기업 이윤은 극대회된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극대화 하는 길이기도 하다.

 

○ 현실은…

주주들이 법적으론 기업의 주인일지 모르나 그들은 기업의 이해 당사자들 중에 가장 손쉽께 빠져나갈 수 있고, 따라서 기업의 장기 전망에 가장 관심이 없다. 보유 주식을 다 팔 경우 해당 기업이 위기에 빠질 정도로 지분이 ㅁ낳은 대주주 외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주주들, 특히 소액주주들이 장기 투자를 줄여 이윤을 극대화하고 그 이윤에서 주주에 대한 배당을 극대화하는 단기 수익 극대화 기업 전략을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기업 경영의 장기적 성장 잠재력을 악화시킨다.

 

▣ 세 번째 진실 : 잘사는 나라에서는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을 많이 받는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시장 경제에서는 생산성이 높으면 그만큼 보수를 많이 받는다. 똑같은 일을 하고도 스웨덴 사람이 인도 사람에 비해 임금을 50배쯤 더 받고 있는 현실은 모두 생산성의 차이를 반영한 결과다. 인도 같은 곳에서 최저 임금제를 도입하여 인위적으로 이런 차이를 좁히려 해 봤자 결국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대해 불공평하고 비효율적인 보상을 하게 될 뿐이다.

 

○ 현실은…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의 임금 격차는 개인의 생산성이 달라서가 아니라 각 정부의 이민 정책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나라 간의 이주가 자유롭다면 잘사는 나라의 일자리는 대부분 못사는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이 차지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임금이라는 것은 정치적 결정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에 맡겨 두기만 하면 결국에는 모든 사람이 타당하고 공평한 임금을 받게 될 것이라는 널리 알려진 주장은 신화에 불과하다. 이 신화에서 벗어나 시장의 정치성과 개인 생산성의 집단적 성격을 이해해야만 더 공평한 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개인의 재능과 노력뿐 아니라 역사적 유산과 축적된 집단적 노력까지 적절히 고려해서 개인의 노동에 대한 보상이 행해지는 사회 말이다.

 

▣ 네 번째 진실 :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인터넷은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거리의 파괴', '국경 없는 세계' 등이 그것이다. 국가, 기업, 개인이 이런 속도에 발맞춰 변화하지 않으면 존망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제 개인이나 기업 혹은 국가는 과거보다 훨씬 더 유연한 자세를 견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시장 자유화가 필요하다.

 

○ 현실은…

최근의 발전은 상대적인 관점에서 볼 때 19세기 후반의 진보만큼 혁명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인터넷 혁명의 경제적, 사회적 영향은 최소한 지금까지는 세탁기를 비롯한 가전제품만큼 크지 않았다. 가전제품은 집안일에 들이는 노동 시간을 대폭 줄여 줌으로써 여성들의 노동 시장 진출을 촉진했고, 가사 노동자 같은 직업을 거의 사라지게 만들었다. 일부 선진국들, 특히 미국과 영국에서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통신 기술 혁명에 마음이 팔려 이제는 '구닥다리' 제조업은 필요 없고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했다. 그에 따라 많은 나라들이 '탈산업화 사회'의 시대가 왔다고 철석같이 믿고 제조업을 홀대하여 자국 경제를 약화시켰다.

 

▣ 다섯 번째 진실 : 최악을 예상하면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시장은 오직 자기 자신 아니면 기껏해야 자기 가족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의 에너지를 완벽하게 아울러서 사회적 조화를 만들어 내는 기능을 한다. 공산주의가 실패한 것은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부정하고 모든 사람이 이타적 내지는 자기희생적으로 행동한다는 전제하에 경제 체제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지속될 수 있는 경제 체제를 만들기 위해서 인간이 근본적으로 자신만을 생각하는 존재라는 사실, 즉 사람들이 항상 최악의 행동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전제해야 한다.

 

○ 현실은…

이기심은 인간이 지닌 가장 강력한 본성 중의 하나이지만, 유일한 본성이 아니며 인간 행동의 가장 중요한 동기도 아니다. 경제학 교과서에서 묘사하는 이기적 인간만 존재한다면 우리 모두 남을 속이고, 나를 속인 사람들을 잡아내고 잡은 사람을 벌주는데 온 시간을 쓸 것이다. 세상이 지금처럼 돌아가는 이유는 인간이 전적으로 이기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추구해야할 경제 제도는 사람들이 이기심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인정은 하되 인간의 다른 본성을 모두 활용하고 사람들이 최선의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제도일 것이다.

 

▣ 여섯 번째 진실 : 거시 경제의 안정은 세계 경제의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인플레이션은 공공의적 1호다. 많은 나라들이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고통을 겪었다. 하이퍼라고 부를 정도까지 치솟지 않은 나라에서도 물가상승률이 높고 변동이 심하면 경제가 불안정해져 투자가 부진해지고 결과적으로 성장이 둔화되었다. 다행히 정부예산적자를 염격히 다스리고 중앙은행을 독립시켜 인플레이션 억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나라들이 많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을 길들였다. 경제안정이 장기 투자와 경제성장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 장기 번영의 초석을 놓는 것이다.

 

○ 현실은…

인플레이션이 잡혔는지는 모르지만 세계경제는 더욱 불안해졌다. 지난 30년간 물가변동을 잡았다는 사실에 흥분해서 그 기간동안의 극도의 불안정한 경제상황을 못본척 했다. 수많은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과도한 개인채무, 파산, 실업 등이 발생했다. '노동시장 유연성'이란 미명 아래 고용이 불안정해져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불안해졌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들은 오히려 성장을 둔화시켰다.

 

▣ 일곱 번째 진실 : 자유시장 정책으로 부자가 된 나라는 거의 없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개발동상국들이 국가 개입정책을 쓰거나 노골적으로 사회주의를 표방하기 까지 했지만 그 결과는 잘해야 경제 침체, 잘못하면 경제적 재앙이었다. 다행히 대부분 나라들이 80년대부터 정신을 차려 장시장정책을 채택하기 시작했으며 모든 선진국들은 자유시장 경제 정책을 써서 부자가 되었다. 최근들이 이 정책들을 쓴 개발도상국일수록 좋은 성적을 올렸다.

 

○ 현실은…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실적은 국가주도 발전을 꾀할 때가 훨씬 좋았다. 자유무역과 자유시장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영국과 미국 등 대부분 선진국들도 보호무역과 정부 보조금 등을 통해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자유시장 정책을 써서 부자가 된 나라는 과거에도 거의 없었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 여덟 번째 진실 : 자본에도 국적은 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세계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초국적 기업이다. 본사는 여전히 회사가 설립된 나라에 있을지 모르지만 생산과 연구 시설은 대부분 해외에 있고, 최고 경영진을 포함해서 많은 직원을 외국인으로 채용한다. 이처럼 자본에 국적이 없어진 시대에 외국 자본에 대해 민족주의적 정책을 쓰면 잘해 봐야 효과가 없고, 최악의 경우에는 역효과가 날 것이다.

 

○ 현실은…

대부분의 초국적 기업들은 국적이 없는 기업이 되기보다는 사실상 해외 지사를 둔 '단일 국적 기업'으로 남아 있다. 핵심 기술 개발이나 전략 설정 등의 가장 중요한 활동은 대부분 본국에서 이루어지고 최고 경영진도 대개 본국 국적을 지닌 사람들로 채워진다. 이 말은 초국적 기업이 가진 혜택의 대부분이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만일 어느 외국 기업이 같은 산업 분야에 해당하는 국내 기업을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인수하는 것이라면 이 외국 자본이 국내 사모펀드보다 낫다. 하지만 다른 조건이 모두 같다면 국내 기업이 국가 경제에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동할 확률이 더 높다. 자본에는 더 이상 국적이 없다는 신화에 근거해 경제 정책을 세우는 것은 너무도 순진한 발상이다.

 

▣ 아홉 번째 진실 : 우리는 탈산업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탈산업화 시대에 들어선 나라들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서비스 제품이 주 생산품을 차지한다. 제조업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전혀 우려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환영할 만 하다. 지식 기반 서비스 산업이 점점 커지는 것을 고려하면 개발도상국들도 사양길에 접어든 제조업 산업 단계는 아예 건너 뛰고 서비스에 기초한 탈산업형 경제 구조로 바로 진입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 현실은…

총샌산에서 제조업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것은 대부분 제조업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의 가격이 서비스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지 제조업 생산량의 절대량이 줄어서가 아니다. 제조업 생산품 가격 하락은 생산성이 서비스업 분야보다 더 빨리 증가하기 때문이다. 탈산업화 현상이란 것은 서비스 부문과 제조업 부문이 서로 다른 속도로 성장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개발도상국들이 산업화 단계를 건너 서비스 산업에 바로 진입할 수 있다는 생각은 허상이다. 서비스 산업은 생산성 증가에 한계가 있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 힘들다. 또한 서비스업은 교역하기 힘들어 수출능력도 떨어진다.

 

▣ 열 번째 진실 :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아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최근 경제 문제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생활수준을 자랑한다. 시장 환율을 적용할 경우 미국보다 1인당 소득이 더 높은 나라가 몇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달러가 되었든 유로가 되었든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은 다른 부자 나라에 비해 미국이 가장 많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미국을 따라 하려 애쓰는 것이다.

 

○ 현실은…

소득 분배가 극도로 불균등한 미국과 상대적으로 소득 분배가 고른 다른 선진국을 평균 소득만으로 비교해서는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짐작하기 어렵다. 이 불균등한 소득 분배 현상은 미국의 건강 지표가 좋지 않고 범죄율이 높은 원인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게다가 미국이 다른 선진국보다 같은 돈으로 더 많은 물건과 서비스를 살 수 있는 이유는 이민이 많고 고용 조건이 열악한 덕에 상대적으로 서비스가 싸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미국인들은 유럽인들에 비해 일을 훨씬 더 오래 한다. 같은 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계산하면 미국인들보다 유럽인들의 구매력이 더 높아진다. 미국인들처럼 여가 시간보다는 물건을 많이 갖는 쪽이 더 나은 삶이냐, 유럽인들처럼 물건을 더 살 돈보다는 여가 시간을 확보하는 쪽이 더 나은 삶이냐 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미국이 다른 부자 나라들에 비해 생활수준이 단연 더 높은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 열한 번째 진실 :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 아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아프리카 저개발은 숙명이다. 나쁜기후는 심각한 열대병 문제를 낳고, 지리적 조건도 열악해 항구도 없는 내륙국가가 많고 이웃나라들은 시장 규모가 작아 수출 기회가 적고 잦은 무력충돌은 쉽게 이웃나라까지 번진다. 천연자원이 많아 사람들이 게으르고 나태하며 부정부패도 많고 민족간 갈등도 많다. 아프리카는 해외원조 없이 발전 가능성이 없다.

 

○ 현실은…

1960년대와 1970년대 아프리카는 상당한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한 경험이 있으며, 나쁜기후, 내륙국가, 민족분쟁, 풍부한 천연자원 등의 조건은 오늘날 부자가 된 나라들도 갖고 있던 환경이다. 이런 구조적 문제가 아프리카 발전을 가로막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이런 장애 요인들을 처리할 만한 기술적, 제도적, 조직적 기술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난 30년간 아프리카에는 자유시장 경제 정책을 추진하도록 강하게 강요 받아왔다.

 

▣ 열두 번째 진실 : 정부도 유망주를 고를 수 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정부는 현명한 사업 결정을 하거나 산업 정책을 통해 유망주를 고르는데 필요한 정보와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다. 정부 정책결정자들은 이윤보단 권력을 추구하고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 현실은…

개별기업에는 도움이 되더라도 국민 경제 전체로 보면 바람직하지 못한 결정들도 많다. 따라서 정부가 시장 움직임에 역행하는 유망주를 골라도 그 결정이 민간 부문과 긴밀한 협력하에 진행되었다면 국민경제를 향상시키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한국의 포항제철, 전자산업, 조선산업 등이 모두 정부에 의해 키워진 유망주였다.

 

▣ 열세 번째 진실 :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싫건 좋건 투자를 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것은 부자들이다.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지 않고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형편도 나아지지 않다. 부자들에게 더 큰 파이 조각을 주면 처음에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파이 조각이 작아질지 몰라도 결국에는 이들에게 돌아가는 파이 조각의 절대적인 크기가 더 커질 것이다. 파이 전체의 크기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 현실은…

부자들을 위한 정책은 지난 30년의 세월 동안 성장을 가속화하는 데 실패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전 세계적으로 1인당 평균 소득이 매년 3% 이상 증가했으나 1980~2009년 사이에는 매년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부자들에게 더 큰 파이 조각을 주면 결국에는 전체 파이가 커진다는 이론은 설득력이 없다. 꼭대기에서 늘어난 부가 결국에는 아래로 '똑똑 떨어져(trickle down)' 가난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지도 모르지만, 이는 보장된 결과가 아니다. 그냥 시장에 맡겨 두면 상류층의 부가 밑으로 흘러내리는 정도가 미약하다. 만약 부자들에게 주어지는 더 많은 부가 사회 전체의 혜택으로 파급되게 하려면 국가는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부자들로 하여금 더 많이 투자하도록 해서 더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하며, 복지 국가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전 사회 구성원들과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열네 번째 진실 : 미국 경영자들은 보수를 너무 많이 받는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미국의 최고 경영진이 받는 보수는 아주 많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시장의 원리에 입각한 것이다. 그런 일을 할 만한 능력을 지닌 사람 수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보수를 지불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영입한 경영자가 좋은 결정을 내리면 수억 달러에 이르는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 현실은…

동시대 노동자들의 보수 평균과 비교해서 볼 때 오늘날 미국의 CEO들은 1960년대 CEO들에 비해 10배를 더 받는다. 상대적으로 1960년대 CEO들의 경영 성적이 훨씬 더 좋았음에도 말이다. 다른 나라 회사 경영진들에 비해 미국 경영자들은 절대 기준으로 많게는 20배나 더 받는다. 이들은 또 보수만 지나치게 많이 받는 것이 아니라 경영 부진에 대해서도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다. 게다가 실제로 미국 경영자들의 보수가 완전히 시장 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미국의 경영자 계층이 지닌 경제적,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힘은 자신들의 보수를 결정하는 시장 자체를 조종할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

 

▣ 열다섯 번째 진실 :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부자 나라 사람들보다 기업가 정신이 더 투철하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기업가 정신은 역동적인 경제의 핵심이다. 프랑스부터 개발도상국에 이르기까지 경제가 활력을 잃은 나라들을 살펴보면 기업가 정신의 결여가 그 원인의 하나인 것을 알 수 있다. 가난한 나라의 거리에서 어영부영 정처 없이 배회하는 사람들이 태도를 바꾸고 적극적으로 수익을 올릴 기회를 찾으려 하지 않으면 그 나라 경제는 영원히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

 

○ 현실은…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이유는 개인들에게 기업가 정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산을 할 수 있는 기술과 현대식 기업 같은 발달된 사회 조직이 없어서이다. 20세기에는 특히 기업가 정신을 구현하려면 공동체 차원의 집단적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집단적 조직력의 부족이 개인의 기업가 정신의 부족 현상보다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더 큰 장애 요인인 것이다. 토머스 에디슨이나 빌 게이츠처럼 특별한 인물도 수없이 많은 제도적, 조직적 지원을 받지 않았으면 오늘날과 같은 업적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영웅적인 기업가들이 등장하는 신화를 거부하고 집단 차원의 공동체적 기업가 정신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조직과 제도를 마련하도록 돕지 않으면 가난한 나라들이 빈곤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란 불가능하다.

 

▣ 열여섯 번째 진실 : 우리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도 될 정도로 영리하지 못하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우리는 시장을 그냥 내버려둬야 한다. 시장에 참가하는 주체는 모두 자기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합리적이다. 시장에 참여하는 당사자들보다 열등한 정보를 보유한 정부가 그들이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하려는 행동을 못하게 한다든지,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게 만든다든지 하는 것은 주제넘은 짓이다.

 

○ 현실은…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이 늘 최선의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직접 관련된 일들조차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세상은 너무도 복잡하고, 우리가 그런 세상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가 처리해야 하는 문제들의 복잡성을 줄이려면 일부러 선택의 자유를 제한해야 하고, 실제로 많은 경우에 그렇게 하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직전에 우리는 이른바 금융 혁신을 통해 모든 것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었고, 그 때문에 우리의 의사 결정 능력은 이런 복잡성에 압도당해 버렸다. 앞으로 유사한 금융 위기를 겪지 않으려면 금융 시장에서는 행위의 자유를 엄격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마저 그 내용과 영향을 알지 못하는 상당수의 파생 금융 상품은 폐기되어 마땅하다.

 

▣ 열일곱 번째 진실 : 교육을 더 잘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교육을 잘 받는 노동력은 경제 발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교육 수준이 높기로 유명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이루어 낸 경제적 성공과 세계에서 가장 학력이 떨어지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 침체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더구나 이제 지식이 부의 원천이 되는 '지식 경제'가 출현하면서, 교육 특히 고등교육은 번영으로 가는 열쇠이다.

 

○ 현실은…

높은 교육 수준이 국가 번영으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사실 놀라울 정도로 빈약하다. 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산업화된 나라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 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놀랍게도 선진국 중 가장 낮아서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다른 부자 나라 대학 진학률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 한 나라의 번영을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교육 수준이 아니라 생산성 높은 산업 활동에 개인들을 조직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는 사회 전체의 능력이다. 교육의 진정한 가치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잠재력을 발휘하고 더 만족스럽고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 열여덟 번째 진실 : GM에 좋은 것이 항상 미국에도 좋은 것은 아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기업은 자본주의 심장이다. 기업이야 말로 제품을 생산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다. 활발한 기업 활동이 없으면 경제도 활력을 잃는다. 따라서 기업에 좋은 것은 나라 경제에도 좋다. 국제경쟁이 심한 오늘날 기업 설립과 경영을 어렵게 하거나 기업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하는 나라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 기회를 잃게 되니, 정부는 기업들에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 현실은…

기업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은 국민경제에는 말할 것도 없고 그 기업 자신에게도 좋지 않을 수 있다. 모든 규제가 해로운 것은 아니다. 공동의 천연자원이 파괴되지 않도록 개별기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기업 부문 전체로 보면 장기적 이익이 되기도 한다. 또한 개별 기업에게 단기적으로는 손해가 될지 모르지만 노동자 규정 같은 제도는 장기적으로 기업 부문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규제로 작동하기도 한다.

 

▣ 열아홉 번째 진실 : 우리는 여전히 계획 경제 속에서 살고 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공산주의가 무너지면서 계획 경제는 한계가 있다는게 밝혀졌다. 이 복잡하고 끊임없는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다. 계획은 적을수록 더 좋다.

 

○ 현실은…

자본주의 경제도 계획되는 부분이 많다. 모든 자본주의 정부들이 연구개발과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재원의 상당부분을 지원하고 있고 대부분 정부가 국영기업의 사업방향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경제의 상당부분을 계획한다. 부문별 산업 정책으로 미래 산업 구조를 계획하고 심지어 유도 계획을 통해 국민 경제의 미래까지 설계한다. 문제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좋은가 아닌가가 아니라, 적절한 수준에서 적절한 계획을 하느냐의 여부이다.

 

▣ 스무 번째 진실 :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우리가 추구해야 할 평등은 기회의 균등이다. 노력과 성취의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보상할 경우 재능 있고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성취동기를 잃어버려. 이런 결과의 평등은, 결코 좋은 시스템이 아니다. 단지 흑인이라거나 가난한 집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질이 못 미치는 학생을 좋은 학교에 입학시키는 것 역시 부당하고 비효율적이다.

 

○ 현실은…

기회의 균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떤 아이가 배가 고파서 수업 시간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다면 선천적으로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성적이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공정한 경쟁이 되려면 그 아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배불리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집에서는 생계비 지원을 받아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에서는 무료 급식을 통해 밥을 굶지 않도록 보살펴야 한다. 기회의 균등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의 균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부모가 아이를 굶기지 않을 정도로는 돈을 벌 수 있어야 그 아이도 같은 조건에서 다른 아이들과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최소한의 소득, 교육, 의료 혜택 등을 보장함으로써 최소한의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공정한 경쟁을 한다고 말할 수 없다.

 

▣ 스물한 번째 진실 : 큰 정부는 사람들이 변화를 더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큰 정부는 경제의 적이다. 정부가 부자들에게 거둔 세금으로 복지 정책을 추진하면 가난한 사람은 게을러지고, 부자는 부를 창출하려는 의욕을 잃어서 경제 전체의 활력이 없어져. 생기 넘치는 미국 경제와 비대해진 복지 정책에 눌려 활력을 잃은 유럽 경제를 비교해 보면 알 수있다.

 

○ 현실은…

잘 설계된 복지 정책이 있는 나라 국민들은 일자리와 관련된 위험을 감수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에 오히려 개방적인 태도를 취한다. 유럽 사람들은 자기가 종사하는 산업이 외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문을 닫는다 해도 실업 수당을 받아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고,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데 필요한 직업 재교육을 받을 수 있다. 그에 반해 미국 사람들은 한 번 일자리를 잃으면 생활이 심하게 어려워질 뿐 아니라 다시 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복지 정책이 가장 잘 갖춰진 나라들이 이른바 '미국의 르네상스'라 부르는 1990년대 이후에도 미국과 비슷한 성장을 하거나 심지어 더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다.

 

▣ 스물두 번째 진실 : 금융시장은 보다 덜 효율적일 필요가 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금융시장의 급속한 발달로 자원을 신속하게 분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영국, 미국, 아일랜드 등 금융시장 자유화로 좋은 경제실적을 올린 국가들이 많다. 100년에 한번 올까 말까한 금융위기 때문에 금융시장을 규제하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여전히 효율적은 금융시장은 한 국가의 변영의 열쇠다.

 

○ 현실은…

현대 금융시장은 너무 효율적인 것이 문제다. 최근의 금융 혁신들과 새 금융 상품들은 금융자산 보유자들에게 단기 이윤 창출에 집중하게 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금융자산들은 금융 시스템과 경제 전반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금융자산의 유동성을 이용해 금융 보유자들은 작은 변화에도 빨리 반응을 해 경제 부문의 기업들이 필요한 장기적인 '기다려 줄 줄 아는 자본'을 확보하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게 하였다. 중요한 것은 금융부문과 실물부문 사이에 존재하는 속도 차이를 줄이는 것이다.

 

▣ 스물세 번째 진실 : 좋은 경제 정책을 세우는 데 좋은 경제학자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좋은 경제 정책을 실행에 옮기려면 경제학 지식이 필수적이다. 경제학에 문외한인 관료들은 자기의 한계를 깨닫고 선별적인 산업 정책 등 '어려운' 정책에 손대지 말고, 정부 역할을 최소화하는 '쉬운' 자유 시장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 그러고 보면 자질 없는 관료들이 개입할 여지가 적은 자유 시장 정책이야말로 가장 좋다.

 

○ 현실은…

역사적으로 경제를 가장 잘 운영한 경제 관료는 대부분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었다. '기적'적인 성장을 구가하는 동안 일본, 그리고 일본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한국도 경제 정책은 법대 출신들이 맡았다. 타이완, 중국에서는 공대 출신들이 이 역할을 담당했다. 정책 입안에 경제학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 경제학은 자유 시장 경제학이 나닌 다른 종류의 경제학이어야 한다. 위험한 것은 지난 30여 년 동안 세상을 풍미해온 자유 시장 경제학이라는 특정 부류의 경제학일 뿐이다. 지난 30여 년에 걸쳐 벌어진 경제 현상들을 보면 우리는 자유 시장 경제학보다 (카를 마르크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 프리드리히 리스트, 조지프 슘페터, 니컬러스 칼도, 앨버트 허시먼 등과 같은) 다른 경제학자에게서 배울 점이 훨씬 많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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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rong | 2010/11/07 17:17 | Orrong's Editorial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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