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느낌 : 신자유주의 한계에 대한 내용으로 그의 이전 저서나, 요즘 나오는 다른 케인지언들의 내용에 비해 극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다만 23가지로 잘 정리한 듯 하다.
▣ 저자 : 장하준 (영국 켐브리지 대학 경제학 박사, 영국 켐브리지 대학 경제학과 교수)
▣ 영국 가디언지 : 경제학자나 정치인이 보여 주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진짜 자본주의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매우 소중한 책이다.(최근 노동당수에 뽑힌 에드 밀리반드에게 장 교수를 점심식사에 초대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
▣ 첫 번째 진실 : 자유 시장이란 것은 없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시장은 장로워야 한다. 정부가 개입해 시장에 참여하는 주체들에게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지시하면 자원이 적재적소에 쓰이지 못하게 된다.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이윤이 높은 일을 할 수 없다면 사람들은 투자하고 기술 혁신을 할 동기를 잃는다.
○ 현실은…
자유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시장에는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모종의 규칙과 한계가 있다. 시장이 자유로워 보이는 것은 단지 우리가 그 시장의 바탕에 깔려 있는 여러 규제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 규제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유시장은 정치적으로 정의되는 것이다.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이 정부의 정치 개입으로부터 시장을 보호하려 하는 것처럼 얘기하지만, 정부는 언제나 시장에 개입하고 있고 자유시장론자들 또한 다른 모든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정치적이다.
▣ 두 번째 진실 : 기업은 소유주 이익을 위해 경영되면 안 된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기업의 주인은 주주들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주주들 이익을 위해 경영되어야 한다. 주주들을 위한 위한 경영을 하면 기업 이윤은 극대회된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극대화 하는 길이기도 하다.
○ 현실은…
주주들이 법적으론 기업의 주인일지 모르나 그들은 기업의 이해 당사자들 중에 가장 손쉽께 빠져나갈 수 있고, 따라서 기업의 장기 전망에 가장 관심이 없다. 보유 주식을 다 팔 경우 해당 기업이 위기에 빠질 정도로 지분이 ㅁ낳은 대주주 외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주주들, 특히 소액주주들이 장기 투자를 줄여 이윤을 극대화하고 그 이윤에서 주주에 대한 배당을 극대화하는 단기 수익 극대화 기업 전략을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기업 경영의 장기적 성장 잠재력을 악화시킨다.
▣ 세 번째 진실 : 잘사는 나라에서는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을 많이 받는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시장 경제에서는 생산성이 높으면 그만큼 보수를 많이 받는다. 똑같은 일을 하고도 스웨덴 사람이 인도 사람에 비해 임금을 50배쯤 더 받고 있는 현실은 모두 생산성의 차이를 반영한 결과다. 인도 같은 곳에서 최저 임금제를 도입하여 인위적으로 이런 차이를 좁히려 해 봤자 결국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대해 불공평하고 비효율적인 보상을 하게 될 뿐이다.
○ 현실은…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의 임금 격차는 개인의 생산성이 달라서가 아니라 각 정부의 이민 정책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나라 간의 이주가 자유롭다면 잘사는 나라의 일자리는 대부분 못사는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이 차지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임금이라는 것은 정치적 결정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에 맡겨 두기만 하면 결국에는 모든 사람이 타당하고 공평한 임금을 받게 될 것이라는 널리 알려진 주장은 신화에 불과하다. 이 신화에서 벗어나 시장의 정치성과 개인 생산성의 집단적 성격을 이해해야만 더 공평한 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개인의 재능과 노력뿐 아니라 역사적 유산과 축적된 집단적 노력까지 적절히 고려해서 개인의 노동에 대한 보상이 행해지는 사회 말이다.
▣ 네 번째 진실 :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인터넷은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거리의 파괴', '국경 없는 세계' 등이 그것이다. 국가, 기업, 개인이 이런 속도에 발맞춰 변화하지 않으면 존망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제 개인이나 기업 혹은 국가는 과거보다 훨씬 더 유연한 자세를 견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시장 자유화가 필요하다.
○ 현실은…
최근의 발전은 상대적인 관점에서 볼 때 19세기 후반의 진보만큼 혁명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인터넷 혁명의 경제적, 사회적 영향은 최소한 지금까지는 세탁기를 비롯한 가전제품만큼 크지 않았다. 가전제품은 집안일에 들이는 노동 시간을 대폭 줄여 줌으로써 여성들의 노동 시장 진출을 촉진했고, 가사 노동자 같은 직업을 거의 사라지게 만들었다. 일부 선진국들, 특히 미국과 영국에서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통신 기술 혁명에 마음이 팔려 이제는 '구닥다리' 제조업은 필요 없고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했다. 그에 따라 많은 나라들이 '탈산업화 사회'의 시대가 왔다고 철석같이 믿고 제조업을 홀대하여 자국 경제를 약화시켰다.
▣ 다섯 번째 진실 : 최악을 예상하면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시장은 오직 자기 자신 아니면 기껏해야 자기 가족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의 에너지를 완벽하게 아울러서 사회적 조화를 만들어 내는 기능을 한다. 공산주의가 실패한 것은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부정하고 모든 사람이 이타적 내지는 자기희생적으로 행동한다는 전제하에 경제 체제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지속될 수 있는 경제 체제를 만들기 위해서 인간이 근본적으로 자신만을 생각하는 존재라는 사실, 즉 사람들이 항상 최악의 행동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전제해야 한다.
○ 현실은…
이기심은 인간이 지닌 가장 강력한 본성 중의 하나이지만, 유일한 본성이 아니며 인간 행동의 가장 중요한 동기도 아니다. 경제학 교과서에서 묘사하는 이기적 인간만 존재한다면 우리 모두 남을 속이고, 나를 속인 사람들을 잡아내고 잡은 사람을 벌주는데 온 시간을 쓸 것이다. 세상이 지금처럼 돌아가는 이유는 인간이 전적으로 이기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추구해야할 경제 제도는 사람들이 이기심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인정은 하되 인간의 다른 본성을 모두 활용하고 사람들이 최선의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제도일 것이다.
▣ 여섯 번째 진실 : 거시 경제의 안정은 세계 경제의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인플레이션은 공공의적 1호다. 많은 나라들이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고통을 겪었다. 하이퍼라고 부를 정도까지 치솟지 않은 나라에서도 물가상승률이 높고 변동이 심하면 경제가 불안정해져 투자가 부진해지고 결과적으로 성장이 둔화되었다. 다행히 정부예산적자를 염격히 다스리고 중앙은행을 독립시켜 인플레이션 억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나라들이 많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을 길들였다. 경제안정이 장기 투자와 경제성장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 장기 번영의 초석을 놓는 것이다.
○ 현실은…
인플레이션이 잡혔는지는 모르지만 세계경제는 더욱 불안해졌다. 지난 30년간 물가변동을 잡았다는 사실에 흥분해서 그 기간동안의 극도의 불안정한 경제상황을 못본척 했다. 수많은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과도한 개인채무, 파산, 실업 등이 발생했다. '노동시장 유연성'이란 미명 아래 고용이 불안정해져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불안해졌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들은 오히려 성장을 둔화시켰다.
▣ 일곱 번째 진실 : 자유시장 정책으로 부자가 된 나라는 거의 없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개발동상국들이 국가 개입정책을 쓰거나 노골적으로 사회주의를 표방하기 까지 했지만 그 결과는 잘해야 경제 침체, 잘못하면 경제적 재앙이었다. 다행히 대부분 나라들이 80년대부터 정신을 차려 장시장정책을 채택하기 시작했으며 모든 선진국들은 자유시장 경제 정책을 써서 부자가 되었다. 최근들이 이 정책들을 쓴 개발도상국일수록 좋은 성적을 올렸다.
○ 현실은…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실적은 국가주도 발전을 꾀할 때가 훨씬 좋았다. 자유무역과 자유시장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영국과 미국 등 대부분 선진국들도 보호무역과 정부 보조금 등을 통해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자유시장 정책을 써서 부자가 된 나라는 과거에도 거의 없었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 여덟 번째 진실 : 자본에도 국적은 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세계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초국적 기업이다. 본사는 여전히 회사가 설립된 나라에 있을지 모르지만 생산과 연구 시설은 대부분 해외에 있고, 최고 경영진을 포함해서 많은 직원을 외국인으로 채용한다. 이처럼 자본에 국적이 없어진 시대에 외국 자본에 대해 민족주의적 정책을 쓰면 잘해 봐야 효과가 없고, 최악의 경우에는 역효과가 날 것이다.
○ 현실은…
대부분의 초국적 기업들은 국적이 없는 기업이 되기보다는 사실상 해외 지사를 둔 '단일 국적 기업'으로 남아 있다. 핵심 기술 개발이나 전략 설정 등의 가장 중요한 활동은 대부분 본국에서 이루어지고 최고 경영진도 대개 본국 국적을 지닌 사람들로 채워진다. 이 말은 초국적 기업이 가진 혜택의 대부분이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만일 어느 외국 기업이 같은 산업 분야에 해당하는 국내 기업을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인수하는 것이라면 이 외국 자본이 국내 사모펀드보다 낫다. 하지만 다른 조건이 모두 같다면 국내 기업이 국가 경제에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동할 확률이 더 높다. 자본에는 더 이상 국적이 없다는 신화에 근거해 경제 정책을 세우는 것은 너무도 순진한 발상이다.
▣ 아홉 번째 진실 : 우리는 탈산업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탈산업화 시대에 들어선 나라들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서비스 제품이 주 생산품을 차지한다. 제조업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전혀 우려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환영할 만 하다. 지식 기반 서비스 산업이 점점 커지는 것을 고려하면 개발도상국들도 사양길에 접어든 제조업 산업 단계는 아예 건너 뛰고 서비스에 기초한 탈산업형 경제 구조로 바로 진입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 현실은…
총샌산에서 제조업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것은 대부분 제조업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의 가격이 서비스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지 제조업 생산량의 절대량이 줄어서가 아니다. 제조업 생산품 가격 하락은 생산성이 서비스업 분야보다 더 빨리 증가하기 때문이다. 탈산업화 현상이란 것은 서비스 부문과 제조업 부문이 서로 다른 속도로 성장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개발도상국들이 산업화 단계를 건너 서비스 산업에 바로 진입할 수 있다는 생각은 허상이다. 서비스 산업은 생산성 증가에 한계가 있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 힘들다. 또한 서비스업은 교역하기 힘들어 수출능력도 떨어진다.
▣ 열 번째 진실 :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아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최근 경제 문제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생활수준을 자랑한다. 시장 환율을 적용할 경우 미국보다 1인당 소득이 더 높은 나라가 몇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달러가 되었든 유로가 되었든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은 다른 부자 나라에 비해 미국이 가장 많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미국을 따라 하려 애쓰는 것이다.
○ 현실은…
소득 분배가 극도로 불균등한 미국과 상대적으로 소득 분배가 고른 다른 선진국을 평균 소득만으로 비교해서는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짐작하기 어렵다. 이 불균등한 소득 분배 현상은 미국의 건강 지표가 좋지 않고 범죄율이 높은 원인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게다가 미국이 다른 선진국보다 같은 돈으로 더 많은 물건과 서비스를 살 수 있는 이유는 이민이 많고 고용 조건이 열악한 덕에 상대적으로 서비스가 싸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미국인들은 유럽인들에 비해 일을 훨씬 더 오래 한다. 같은 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계산하면 미국인들보다 유럽인들의 구매력이 더 높아진다. 미국인들처럼 여가 시간보다는 물건을 많이 갖는 쪽이 더 나은 삶이냐, 유럽인들처럼 물건을 더 살 돈보다는 여가 시간을 확보하는 쪽이 더 나은 삶이냐 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미국이 다른 부자 나라들에 비해 생활수준이 단연 더 높은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 열한 번째 진실 :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 아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아프리카 저개발은 숙명이다. 나쁜기후는 심각한 열대병 문제를 낳고, 지리적 조건도 열악해 항구도 없는 내륙국가가 많고 이웃나라들은 시장 규모가 작아 수출 기회가 적고 잦은 무력충돌은 쉽게 이웃나라까지 번진다. 천연자원이 많아 사람들이 게으르고 나태하며 부정부패도 많고 민족간 갈등도 많다. 아프리카는 해외원조 없이 발전 가능성이 없다.
○ 현실은…
1960년대와 1970년대 아프리카는 상당한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한 경험이 있으며, 나쁜기후, 내륙국가, 민족분쟁, 풍부한 천연자원 등의 조건은 오늘날 부자가 된 나라들도 갖고 있던 환경이다. 이런 구조적 문제가 아프리카 발전을 가로막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이런 장애 요인들을 처리할 만한 기술적, 제도적, 조직적 기술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난 30년간 아프리카에는 자유시장 경제 정책을 추진하도록 강하게 강요 받아왔다.
▣ 열두 번째 진실 : 정부도 유망주를 고를 수 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정부는 현명한 사업 결정을 하거나 산업 정책을 통해 유망주를 고르는데 필요한 정보와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다. 정부 정책결정자들은 이윤보단 권력을 추구하고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 현실은…
개별기업에는 도움이 되더라도 국민 경제 전체로 보면 바람직하지 못한 결정들도 많다. 따라서 정부가 시장 움직임에 역행하는 유망주를 골라도 그 결정이 민간 부문과 긴밀한 협력하에 진행되었다면 국민경제를 향상시키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한국의 포항제철, 전자산업, 조선산업 등이 모두 정부에 의해 키워진 유망주였다.
▣ 열세 번째 진실 :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싫건 좋건 투자를 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것은 부자들이다.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지 않고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형편도 나아지지 않다. 부자들에게 더 큰 파이 조각을 주면 처음에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파이 조각이 작아질지 몰라도 결국에는 이들에게 돌아가는 파이 조각의 절대적인 크기가 더 커질 것이다. 파이 전체의 크기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 현실은…
부자들을 위한 정책은 지난 30년의 세월 동안 성장을 가속화하는 데 실패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전 세계적으로 1인당 평균 소득이 매년 3% 이상 증가했으나 1980~2009년 사이에는 매년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부자들에게 더 큰 파이 조각을 주면 결국에는 전체 파이가 커진다는 이론은 설득력이 없다. 꼭대기에서 늘어난 부가 결국에는 아래로 '똑똑 떨어져(trickle down)' 가난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지도 모르지만, 이는 보장된 결과가 아니다. 그냥 시장에 맡겨 두면 상류층의 부가 밑으로 흘러내리는 정도가 미약하다. 만약 부자들에게 주어지는 더 많은 부가 사회 전체의 혜택으로 파급되게 하려면 국가는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부자들로 하여금 더 많이 투자하도록 해서 더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하며, 복지 국가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전 사회 구성원들과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열네 번째 진실 : 미국 경영자들은 보수를 너무 많이 받는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미국의 최고 경영진이 받는 보수는 아주 많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시장의 원리에 입각한 것이다. 그런 일을 할 만한 능력을 지닌 사람 수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보수를 지불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영입한 경영자가 좋은 결정을 내리면 수억 달러에 이르는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 현실은…
동시대 노동자들의 보수 평균과 비교해서 볼 때 오늘날 미국의 CEO들은 1960년대 CEO들에 비해 10배를 더 받는다. 상대적으로 1960년대 CEO들의 경영 성적이 훨씬 더 좋았음에도 말이다. 다른 나라 회사 경영진들에 비해 미국 경영자들은 절대 기준으로 많게는 20배나 더 받는다. 이들은 또 보수만 지나치게 많이 받는 것이 아니라 경영 부진에 대해서도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다. 게다가 실제로 미국 경영자들의 보수가 완전히 시장 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미국의 경영자 계층이 지닌 경제적,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힘은 자신들의 보수를 결정하는 시장 자체를 조종할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
▣ 열다섯 번째 진실 :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부자 나라 사람들보다 기업가 정신이 더 투철하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기업가 정신은 역동적인 경제의 핵심이다. 프랑스부터 개발도상국에 이르기까지 경제가 활력을 잃은 나라들을 살펴보면 기업가 정신의 결여가 그 원인의 하나인 것을 알 수 있다. 가난한 나라의 거리에서 어영부영 정처 없이 배회하는 사람들이 태도를 바꾸고 적극적으로 수익을 올릴 기회를 찾으려 하지 않으면 그 나라 경제는 영원히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
○ 현실은…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이유는 개인들에게 기업가 정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산을 할 수 있는 기술과 현대식 기업 같은 발달된 사회 조직이 없어서이다. 20세기에는 특히 기업가 정신을 구현하려면 공동체 차원의 집단적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집단적 조직력의 부족이 개인의 기업가 정신의 부족 현상보다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더 큰 장애 요인인 것이다. 토머스 에디슨이나 빌 게이츠처럼 특별한 인물도 수없이 많은 제도적, 조직적 지원을 받지 않았으면 오늘날과 같은 업적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영웅적인 기업가들이 등장하는 신화를 거부하고 집단 차원의 공동체적 기업가 정신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조직과 제도를 마련하도록 돕지 않으면 가난한 나라들이 빈곤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란 불가능하다.
▣ 열여섯 번째 진실 : 우리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도 될 정도로 영리하지 못하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우리는 시장을 그냥 내버려둬야 한다. 시장에 참가하는 주체는 모두 자기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합리적이다. 시장에 참여하는 당사자들보다 열등한 정보를 보유한 정부가 그들이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하려는 행동을 못하게 한다든지,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게 만든다든지 하는 것은 주제넘은 짓이다.
○ 현실은…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이 늘 최선의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직접 관련된 일들조차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세상은 너무도 복잡하고, 우리가 그런 세상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가 처리해야 하는 문제들의 복잡성을 줄이려면 일부러 선택의 자유를 제한해야 하고, 실제로 많은 경우에 그렇게 하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직전에 우리는 이른바 금융 혁신을 통해 모든 것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었고, 그 때문에 우리의 의사 결정 능력은 이런 복잡성에 압도당해 버렸다. 앞으로 유사한 금융 위기를 겪지 않으려면 금융 시장에서는 행위의 자유를 엄격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마저 그 내용과 영향을 알지 못하는 상당수의 파생 금융 상품은 폐기되어 마땅하다.
▣ 열일곱 번째 진실 : 교육을 더 잘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교육을 잘 받는 노동력은 경제 발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교육 수준이 높기로 유명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이루어 낸 경제적 성공과 세계에서 가장 학력이 떨어지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 침체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더구나 이제 지식이 부의 원천이 되는 '지식 경제'가 출현하면서, 교육 특히 고등교육은 번영으로 가는 열쇠이다.
○ 현실은…
높은 교육 수준이 국가 번영으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사실 놀라울 정도로 빈약하다. 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산업화된 나라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 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놀랍게도 선진국 중 가장 낮아서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다른 부자 나라 대학 진학률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 한 나라의 번영을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교육 수준이 아니라 생산성 높은 산업 활동에 개인들을 조직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는 사회 전체의 능력이다. 교육의 진정한 가치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잠재력을 발휘하고 더 만족스럽고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 열여덟 번째 진실 : GM에 좋은 것이 항상 미국에도 좋은 것은 아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기업은 자본주의 심장이다. 기업이야 말로 제품을 생산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다. 활발한 기업 활동이 없으면 경제도 활력을 잃는다. 따라서 기업에 좋은 것은 나라 경제에도 좋다. 국제경쟁이 심한 오늘날 기업 설립과 경영을 어렵게 하거나 기업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하는 나라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 기회를 잃게 되니, 정부는 기업들에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 현실은…
기업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은 국민경제에는 말할 것도 없고 그 기업 자신에게도 좋지 않을 수 있다. 모든 규제가 해로운 것은 아니다. 공동의 천연자원이 파괴되지 않도록 개별기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기업 부문 전체로 보면 장기적 이익이 되기도 한다. 또한 개별 기업에게 단기적으로는 손해가 될지 모르지만 노동자 규정 같은 제도는 장기적으로 기업 부문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규제로 작동하기도 한다.
▣ 열아홉 번째 진실 : 우리는 여전히 계획 경제 속에서 살고 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공산주의가 무너지면서 계획 경제는 한계가 있다는게 밝혀졌다. 이 복잡하고 끊임없는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다. 계획은 적을수록 더 좋다.
○ 현실은…
자본주의 경제도 계획되는 부분이 많다. 모든 자본주의 정부들이 연구개발과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재원의 상당부분을 지원하고 있고 대부분 정부가 국영기업의 사업방향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경제의 상당부분을 계획한다. 부문별 산업 정책으로 미래 산업 구조를 계획하고 심지어 유도 계획을 통해 국민 경제의 미래까지 설계한다. 문제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좋은가 아닌가가 아니라, 적절한 수준에서 적절한 계획을 하느냐의 여부이다.
▣ 스무 번째 진실 :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우리가 추구해야 할 평등은 기회의 균등이다. 노력과 성취의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보상할 경우 재능 있고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성취동기를 잃어버려. 이런 결과의 평등은, 결코 좋은 시스템이 아니다. 단지 흑인이라거나 가난한 집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질이 못 미치는 학생을 좋은 학교에 입학시키는 것 역시 부당하고 비효율적이다.
○ 현실은…
기회의 균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떤 아이가 배가 고파서 수업 시간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다면 선천적으로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성적이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공정한 경쟁이 되려면 그 아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배불리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집에서는 생계비 지원을 받아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에서는 무료 급식을 통해 밥을 굶지 않도록 보살펴야 한다. 기회의 균등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의 균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부모가 아이를 굶기지 않을 정도로는 돈을 벌 수 있어야 그 아이도 같은 조건에서 다른 아이들과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최소한의 소득, 교육, 의료 혜택 등을 보장함으로써 최소한의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공정한 경쟁을 한다고 말할 수 없다.
▣ 스물한 번째 진실 : 큰 정부는 사람들이 변화를 더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큰 정부는 경제의 적이다. 정부가 부자들에게 거둔 세금으로 복지 정책을 추진하면 가난한 사람은 게을러지고, 부자는 부를 창출하려는 의욕을 잃어서 경제 전체의 활력이 없어져. 생기 넘치는 미국 경제와 비대해진 복지 정책에 눌려 활력을 잃은 유럽 경제를 비교해 보면 알 수있다.
○ 현실은…
잘 설계된 복지 정책이 있는 나라 국민들은 일자리와 관련된 위험을 감수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에 오히려 개방적인 태도를 취한다. 유럽 사람들은 자기가 종사하는 산업이 외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문을 닫는다 해도 실업 수당을 받아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고,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데 필요한 직업 재교육을 받을 수 있다. 그에 반해 미국 사람들은 한 번 일자리를 잃으면 생활이 심하게 어려워질 뿐 아니라 다시 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복지 정책이 가장 잘 갖춰진 나라들이 이른바 '미국의 르네상스'라 부르는 1990년대 이후에도 미국과 비슷한 성장을 하거나 심지어 더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다.
▣ 스물두 번째 진실 : 금융시장은 보다 덜 효율적일 필요가 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금융시장의 급속한 발달로 자원을 신속하게 분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영국, 미국, 아일랜드 등 금융시장 자유화로 좋은 경제실적을 올린 국가들이 많다. 100년에 한번 올까 말까한 금융위기 때문에 금융시장을 규제하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여전히 효율적은 금융시장은 한 국가의 변영의 열쇠다.
○ 현실은…
현대 금융시장은 너무 효율적인 것이 문제다. 최근의 금융 혁신들과 새 금융 상품들은 금융자산 보유자들에게 단기 이윤 창출에 집중하게 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금융자산들은 금융 시스템과 경제 전반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금융자산의 유동성을 이용해 금융 보유자들은 작은 변화에도 빨리 반응을 해 경제 부문의 기업들이 필요한 장기적인 '기다려 줄 줄 아는 자본'을 확보하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게 하였다. 중요한 것은 금융부문과 실물부문 사이에 존재하는 속도 차이를 줄이는 것이다.
▣ 스물세 번째 진실 : 좋은 경제 정책을 세우는 데 좋은 경제학자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 무너지고 있는 경제학 상식
좋은 경제 정책을 실행에 옮기려면 경제학 지식이 필수적이다. 경제학에 문외한인 관료들은 자기의 한계를 깨닫고 선별적인 산업 정책 등 '어려운' 정책에 손대지 말고, 정부 역할을 최소화하는 '쉬운' 자유 시장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 그러고 보면 자질 없는 관료들이 개입할 여지가 적은 자유 시장 정책이야말로 가장 좋다.
○ 현실은…
역사적으로 경제를 가장 잘 운영한 경제 관료는 대부분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었다. '기적'적인 성장을 구가하는 동안 일본, 그리고 일본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한국도 경제 정책은 법대 출신들이 맡았다. 타이완, 중국에서는 공대 출신들이 이 역할을 담당했다. 정책 입안에 경제학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 경제학은 자유 시장 경제학이 나닌 다른 종류의 경제학이어야 한다. 위험한 것은 지난 30여 년 동안 세상을 풍미해온 자유 시장 경제학이라는 특정 부류의 경제학일 뿐이다. 지난 30여 년에 걸쳐 벌어진 경제 현상들을 보면 우리는 자유 시장 경제학보다 (카를 마르크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 프리드리히 리스트, 조지프 슘페터, 니컬러스 칼도, 앨버트 허시먼 등과 같은) 다른 경제학자에게서 배울 점이 훨씬 많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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