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외교

 

 A. 우리는 외부적 존재를 인식할 때 존재의 실질이 아닌 존재의 부분적 인식, 즉 이미지를 통해 그 존재를 지각한다. "홍명보는 책임감 있고 무뚝뚝하며 늠름하다"라는 이미지는, 그의 실재와 다를 수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의 인식의 준거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국가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자유로운 신선한 국가이지만 탐욕적이고 이기적이다." 라는 이미지, "일본은 소심하고 조용하지만 뒤에 날카로운 칼날을 숨겨놓고 있다."라는 이미지 등이 그 국가에 대한 외교 전략에도 궁극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왜냐면 외교라는 것이 결국 합리적 국가 단위가 하는게 아닌 "인간"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좋게 하려 노력하는 것 만큼이나 국가도 이미지 관리를 위한 외교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현대와 같이 미디어가 전 세계적으로 발전해 있고, 국제 여론의 영향력이 커져갈 수록, 이미지 외교의 중요성은 커진다.

 

 B. 이 책은 영국의 소프트파워 증진을 위한 구체적 전략이 담긴 내용을 담고 있다. 흔히 연성권력의 증진의 필요성은 누구나 동의하지만 이에 대한 한 국가의 현상에 대한 타국의 인식이라든지, 이미지, 개선 전략을 담긴 얘기를 한 것은 별로 보지 못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영국에 있어, 의미있는 연구성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고 우리나라도 이러한 연구 성과를 전략적으로 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

 

  C. 이 책의 담긴 주요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정부는 외교 및 국내 정책에 대한 영향력의 수단으로서 갈수록 중요성이 높아지는 이미지 외교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이미지 외교 노력의 주안점을 영향력을 미치기 가장 쉬운 것으로 인식되는 국가가 아니라 우리의 이해 관계에 가장 중요한 국가들에 두어야 한다.

  2) 사후 대응적이며 논쟁적인 반박보다 선행적인 메시지 확산과 장기적인 정치적 관계 구축에 더 많은 예산이 집중되어야 한다. 뉴스 관리의 경우 런던 주재 해외 특파원에 대해 보다 효과적으로 집중되어야 한다.

  3) 조직들은 단기적인 위기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훨씬 큰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4) 각 국가에 따라 영국의 이해관계가 경쟁적인지, 협력적인지를 파악해서 이미지 외교 전략을 차별화하고, 경쟁적 이해 관계의 중요도에 따라 양자적 관계에 사용되는 지출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5) 단기적으로 예산을 절약하는 방안은 런던 외무부에 의한 뉴스피드 제작을 중단하는 것이다. 대신 이 예산을 전략적 메세지 개발을 위한 연구와 자원에 집중해야 한다. 각 해외 공관을 이렇게 개발된 메시지를 맞춤화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중기적으로는 협력적 관계 국가에서 활동 비용 충당을 위해 EU자금을 활용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하며, 아프리카에서 공동으로 지원하는 유럽 서비스를 위해 BBC의 프랑스어 아프리카 서비스를 프랑스 국제 라디오와 통합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D. 한국 이미지 외교 전략에의 적용

  1) 외교부는 외교 및 국내 정책에 대한 영향력의 수단으로서 갈수록 중요성이 높아지는 이미지 외교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이미지 외교 노력의 주안점을 영향력을 미치기 가장 쉬운 것으로 인식되는 국가가 아니라 우리의 이해 관계에 가장 중요한 국가들(미국, 일본, 중국, 북한, 인도, 중동국가들 등)에 두어야 한다.

  2) 사후 대응적이며 논쟁적인 반박보다 선행적인 메시지 확산(예를 들어 한국은 똑똑한 스마트한 국가다)적 관계 구축에 더 많은 예산이 집중되어야 한다. 뉴스 관리의 경우 런던 주재 해외 특파원에 대해 보다 효과적으로 집중되어야 한다.(한국의 이미지 지향점 : 똑똑한 국가 에 근접하도록 해외 언론사들에 설득작업 경주)

  3) 조직들은 단기적인 위기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훨씬 큰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해외공관에서부터 장관, 대통령까지 관료적 보고 체계를 거대하게 유지하면 신속하고 각국가에 맞는 이미지 외교를 펼칠 수 없다. T/F형식의 유연한 이미지외교 전략 대응팀이 필요할 것이다)

  4) 각 국가에 따라 한국의 이해관계가 경쟁적인지, 협력적인지를 파악(중국/일본과 미국은 경쟁과 협력관계가 다를 것이다) 하여 이미지 외교전략을 차별화하고, 경쟁적 이해 관계의 중요도에 따라 양자적 관계에 사용되는 지출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5) 예산을 전략적 메세지 개발을 위한 연구와 자원에 집중해야 한다. 각 해외 공관을 이렇게 개발된 메시지를 맞춤화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중기적으로는 협력적 관계 국가에서 활동 비용 충당을 위해 방송기금을 활용해야 하고 주요언어(영어, 불어, 중국어, 일어, 독일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등)로 한국의 대외적 홍보 이미지에 부합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전 세계로의 전송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기존 보도채널들의 직접 보도범위를 전세계로 확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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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rong | 2009/10/14 15:51 | Orrong's Editorials | 트랙백 | 덧글(0)

세계 경제대가들에게 길을 묻다

 

 1. Joseph Stiglitz

 

- MIT 경제학 박사, 2001년 노벨경제학상, 전 세계은행 부총재, 컬럼비아대학 교수

 

1) 사람들은 대부분 하나의 글로벌 지불통화가 더 좋다고 여기고 최적의 통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세계 어느 곳에도 최적의 통화는 없다. 단일통화는 잘 작동하지 못할 것이다.

2) 이번 금융위기는 시장지상주의와 신자유주의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경제이론은 신자유주의 원칙을 이미 거부했다. 유일하게 성공한 경제체제는 정부와 시장이 섞이는 혼합경제이다. 미국도 혼합경제를 취하고 있지만 문제는 균형을 잃었다는 것이다.

3) 한국이 이번에 제2의 외환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10년 전 외환위기 때보다 외환 봉고를 훨씬 더 많이 유지하고 있고 금융기관들도 훨씬 더 강하다. 따라서 1998년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2. Barry Eichengreen

 

- 예일대 경제학 박사, IMF 정책수석자문위원, UC버클리대학 교수

 

1) 중국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는 일은 우리 세대에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 중국이 국제 통화시장을 떠받칠 수 있을 정도로 유동성을 갖추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영국 파운드화는 오랫동안 그 기능을 잘해내지 못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2) 미국의 재정적자는 매우 걱정스런 수준이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의료보장 비용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내일의 문제다. 당장 오늘은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줄어든 민간수요를 회복하려면 재정적자가 불가피하다.

3) 금융위기 회복이 변동성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2009년에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전 세계 경기침체가 끝나고 회복세로 돌어서는 때가 2010년이라면 그 또한 다행이다.

4) 달러화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자산 선호 대상으로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이다. 따라서 원화는 좀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길게보면 달러화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행과 같은 외국 투자자들이 더는 미국 경상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약세는 회복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묻지 마라.

 

3. Nouriel Roubin

 

-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2006년 사상 최악의 주택버블 붕괴론 제기, 뉴욕대학 교수

 

1) 전 세계 경기 침체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염려하지 않는다. 노동시장 위축 등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을 더 걱정하고 있다.

2) 대규모 재정적 경기 부양책은 중요하고 필요하다. 개인과 가계의 수요가 붕괴되고 기업들의 자본지출도 줄고 있다. 더 큰 경기침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재정적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

3) 금융시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투명성과 공개성 강화가 필요하다. 이는 신중한 규제와 감독에서 비롯한다. 자율규제는 한마디로 규제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우리는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4) 적어도 2009년까지는 경기회복이 어렵다. 세계경기는 각국 정책당국이 정책을 잘 쓴다면 2010년 초쯤에 회복될 것이다. 경기가 회복된다고 해도 매우 느리게 진행될 것이다. 금융시스템이 워낙 타격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다. 세계경제가 2010년에 경기침체 국면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여전히 경기침체에 있는 것처럼 느낄 것이다.

5) 주택경기 침체는 계속될 것이다. 신규주택 착공이 줄고 집에 대한 수요도 사라지고 있다. 주택가격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미국의 현재 주택가격은 최고점에 비해 25%가량 하락했다. 주택시장은 바다을 칠 때까지 15~20%는 더 떨어질 것이다. 아마 2010년까지는 바닥을 치지 못할 것이다. 문제는 주택시장 거품이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영국, 동유럽, 중동, 싱가포르, 중국 등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주택시장 거품 붕괴가 일어날 것이다.

6) 금융위기가 본격화됨녀서 수개월 동안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달러화 약세 사이클은 시작됐다. 미국정부의 부채 증가와 시장의 유동성 증대는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경기침체는 매우 심각하고 이자율은 현재 제로까지 떨어졌다.

7) 원유를 미롯한 원자재 수요가 더 줄어들 것이다. 원자재 공급가격이 탄력적이라고 한다면 유가와 상품가격은 계속해서 더 떨어질 것으로 본다. 상품가격은 30%가량 떨어졌다. 모든 에너지와 상품가격은 15~20%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 기타 경제 대가들의 얘기는 책을 직접 읽어보시길 바란다.

 

 다만, 대부분의 일치된 의견은..

 

1) 글로벌 경제위기가 2010년까지는 지속될 것이고 그 이후 회복되더라도 체감하기는 힘들 것이다. 회복세는 점차 서서히 일어날 것이다.

2)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세계적 공조가 필요하다. 각국은 서민 등 어려운 계층에게 신용을 제공하고, 거시적으로는 대규모 재정 부양정책을 사용해야 한다. 이자율을 낮게 유지하는 확장적 통화정책도 계속 사용해야 하며, 금융산업을 규제할 지침을 국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3) 재정건전성 논란은 미래의 일이다. 당장 우리 앞에 닥친 위기 극복을 위해 확장적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 다만 서민과 중산층 등의 여력을 높이는 쪽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고소득층에 대한 과세를 확실히 하여 재정건전성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4) 시장만능주의, 통화주의, 신자유주의는 이제 그 기능을 상실했다. 정부의 적절한 기능을 시장에서 발휘해야 하며 정부와 시장이 균형을 이루는 건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5) 이번 위기로 화석에너지 소비가 줄어들고, 저소비 에너지 산업이 활성화 될 것이며 이 기회를 잡는 국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경제를 주도해 나갈 것이다. 저탄소, 그린 산업 등의 발전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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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rong | 2009/09/11 00:23 | Orrong's Editorials | 트랙백 | 덧글(0)

88만원 세대

 

1. 책에 대하여 

 

 이전부터 88만원 세대에 대한 얘기는 많이 들었고, 대강의 내용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캐나다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오디오북으로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88만원 세대. 이 세대는 바로 나 자신이 속한 80년생 들의 얘기이다. 운좋게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내가 얼마나 행운아이고 감지덕지인 자리인지 감사해야 함을 강요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아버지 세대 즉 50년대생들이 가장 수혜를 많이 받은 세대라고 한다. 산업화 시대의 일꾼으로 그들은 농촌에서 도시로 몰려들었고 갖가지 사회에서 필요한 직업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다. 또한 그 이후의 세대인 60~70년대생들, 즉 386세대들은 민주화 과정의 투사로, 대학에서 공부보다는 사회에 대한 비판정신으로, 거리에서 지내다가 대학 이름값 만으로도 여러 회사에 골라갈 수 있었다. 정말 행운아들이다. 하지만 80년대생들은, IMF 외환위기 이후 대학에 들어와, 그야말로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사회 분위기 속에 살고 있으며 인턴자리 하나 구하기 위해 남보다 조금이나마 더 나아 보이려 토익점수 1점 올리기에 목매단다. 이러한 무한경쟁은 대학에서부터 직장잡기, 직장에서 살아남기까지 이어져 시대의 수혜자들인 그들의 상사로 부터 말도 안되는 훈계를 들으며 근근히 비정규직이나마 연명해 살고 있다. 80년대생들의 88만원 비정규직 인생은 50-60-70년대생들의 알량한 자리지키기의 희생물이자 평생 끝나지 않을 비졍규직의 굴레이다. 50-60-70년대생들은 그들이 쉽게 사회에 진출한 행운을 평생 누리며(물론 IMF 위기때 평생직장의 꿈이 무너지기는 했지만 살아남은 자들은 여전히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새로운 사회 진출자들을 착취한다. 이것이 바로 이 책 88만원 세대의 얘기이다.

 

 책에서는 또한 현재 80년대생들 중 정규직을 갖고 사회를 시작한 사람과 비정규직을 갖고 사회를 시작한 사람, 또는 아직도 구직활동의 정글에서 나오지 못하는 사람간의 격차는 점점 더 커져갈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같은 세대 내에서의 양극화를 유발하고 있으며 50-60-70년대생들이 만들어 놓은 불평등한 게임에서 평생을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또 하나의 원인임을 지적하고 있다.

 

2. 세대간 갈등에 대하여

 

 우리 사회는 급격한 사회발달로 다양한 군의 세대들이 한꺼번에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세대간 갈등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정치지형의 변화를 급격히 가져오기도 하며 여러가지 사회 이슈에서의 이념간 갈등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갈등에 더해 80년, 90년생들의 불평등한 경쟁게임에서의 불만이 미래 사회의 큰 갈등 요소로 등장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 6.25 세대 : 자기 가족들이 북한군에 희생되고, 빨갱이라면 눈이 뒤집히는 사람들이다. 이미 노년층이 된 그들은 386세대들이 외치는 진보적 목소리와 북한과의 화해 제스쳐들이 사회의 불안을 유발하는 빨갱이 추종세력들의 못모르는 위험한 불장난들이라고 생각한다. 혼란스러운 시대에 도움을 준 미국만이 우리가 가장 친하게 지내야 할 나라로 생각하며 안정적인 사회를 추구하는 보수적 정치색을 갖고 있다.

 

* 산업화 세대 : 어릴적의 가난과 배고픔에 대한 기억과 산업화 시대 청년으로서의 성공 스토리를 갖고 있는 세대이다. 박정희의 향수를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영-호남 갈등의 주된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베트남전 참전과 해외 건설 붐, 공돌이 공순이들의 산업 일꾼들은 이제 50대의 아버지 어머니로, 80년생들의 자식들이 진출하는 것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지니며 살아가고 있다. 이들의 정치성향은 지역기반이 매우 강하며 도시 생활을 하지만, 그들의 고향인 농촌에 대한 향수를 동시에 지니며 살아가고 있다.

 

* 386 세대 : 군사정권 시절 학생으로서 사회의 억압에 대한 강한 저항의식을 지니고 있었으며 거리에서의 민주화 투쟁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는 세대이다. 사회의 억압적 분위기와 경제 발전에 따라 도입된 서구 문물과 자유의 기운을 느낀 세대로, 자유에 대한 강한 끌림은 사회에 대한 저항성으로 발현되었다. 주입식 교육에 따라 암기실력으로 대학에 진학하여 대학에서 공부를 했기보다는 거리에서의 투쟁과 학우들간의 공허한 담론, 포크송 등으로 세월을 흘려보내다가, 서열화된 대학 이름으로 대기업에 골라 들어가 평생직장에 입문, IMF 경제위기를 맞아 그 꿈이 깨지고, 살아남은 자들은 경쟁 사회에서 중견 관리자 급으로 살아가고 있다. 6.25 세대들을 꼰대 보수주의자들로 매도하며 산업화 세대들에 대해서도 생각없는 박정희 향수자들로 매도한다. 또한 80년 세대들에 대해 그들의 저항성에 비추어 맥아리 없는 세대, 뭐가 그리 어렵다고 사회 진출한다고 개인플레이 하며 토익점수에 끄적이며 있고, 자신들이 어울려 놀았던 문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싸가지 없는 세대로 생각한다.

 

* 80년 세대 : 이제 사회초년생들인 이들은 청소년기에 IMF 경제위기를 겪어 가정의 불화를 겪었으며 연이은 카드대란, 경제 침체기를 통해 사회 진출의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겪는 세대이다. 이들은 인턴 자리 하나라도 얻기 위해 옆의 동기, 후배, 선배들보다 토익, 경력, 학점에서 1점이라도 앞서려고 하며 떼거리로 놀러 다니는 386 선배들의 문화를 철없는 놈팽이 문화로 치부한다. 8시부터 시작되는 대학에서의 생활은, 상대평가로 인한 남보다 앞선 학점을 위해 모든 수업에 눈알빠지도록 참여하며, 각종 수업에서 요구하는 매일 쏟아지는 레포트와 발표, 프리젠테이션을 소화하기 위해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수업외 시간을 활용하며 토익, 토플 공부를 위해 나머지는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한다. 또한 용돈에 보태쓸 아르바이트를 위해 일을 하며 가장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기 위해 2년간의 휴학을 하고, 휴학기간동안 공무원 학원에 다니며 젊음을 불태운다. 그러다가 비정규직 직장이라도 잡으려고 1년간의 외국 어학연수를 해야하며 대기업 정규직은 하늘에 별따기이고 비정규직이라도 되면 감지덕지이다. 남들에겐 졸업후 계속 공부한다며 대학원 진학이나 공무원 준비를 계속하며 백수 생활을 연명한다. 하지만 어머니 아버지의 경제력에 기대는 불쌍한 용돈 받아 쓰는 백수일 뿐이다. 간간이 알바로 사회생활을 연명하는게 부지기수이다. 하지만 객관적 축적 지식은 80년 세대들을 다른세대들이 따라오지를 못한다. 영어+컴퓨터+상식+경제학+행정학 등 각종 공무원 시험과 대기업 시험, 각종 공인인증시험, 자격증 시험에서의 지식들을 가진 그들은 결국 알바를 하며 지낸다.

 

 직장 내에서는 막내로, 386세대들의 집단 날라리 문화와 실력없는 중견 관리자들인 그들의 말도 안되는 훈계를 받으며 칼퇴를 꿈꾸며 자기 개발에 열심히다. 개인플레이 한다며 욕을 듣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지 못함을 이미 알고 있는 그들이다. 386 중견 관리자들에 대해 각종 학문의 개론수준의 지식도 없고 영어 회화도 하지 못하는 실력도 없으면서 새로운 척 하는 열정만 많아서 매우 귀찮게 하는 날파리 같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집에서도 아버지 어머니 세대인 고위 관리자들의 명령과 목종에 대한 집단 문화의 순종에 대한 훈계는 깝깝하기만 하다. 이들에게 386세대들이 중심이 된 이념적 정치 갈등은 나와는 상관없는 짜증나는 말들이고, 만약 정치 이슈도 재미와 감동이 있는 무대라면 효순이 미선이 사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사건과 같이 언제든지 나가서 즐길 준비가 되어 있다.

 

3. 386 비판

 

 386세대는 이제 민주화 과정의 시대처럼 그들이 새로운 진보적 힘이 아니라, 보수적 사회 중심 세력이다. 그들이 욕하는 6.25 세대의 경직적 이념 잣대처럼 그들도 민주화의 향수에 빠진 보수적 진보주의자일 뿐이다. 민주화가 이미 이루어지고 각종 민주적 선거로 사회가 흘러감에도 불구하고 개개적 목소리를 담을 통합력과 포용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실제로 일들이 추진되는 실행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여전히 거리판의 투쟁력만을 갖고 있는 무능력한 거리 운동가일 뿐이다. 산업화 시대의 산업화 예찬만큼이나 철지난 민주화 예찬은, 80년대 세대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80년 세대들의 주요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들은 80년 세대들이 '실력'으로 대항해 오면 그들은 산업화 세대들에게 물려받은 '짬문화'로 새로운 세대들의 도전을 무마시킨다. 그들은 정규직의 중견관리자로 실력에 비해 터무니 없이 많은 혜택을 받고 있지만, 새로 진입한 세대들은 비정규직, 알바 등으로 돌리며 대다수의 일을 시키는 착취자의 행동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말만 나불대는 거리의 담론가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4. 80년 세대들의 도전

 

 아직까지 80년 세대들의 가시적 도전은 '짬문화'에 의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이러한 기존 세대들의 착취적 불평등 사회게임이 계속된다면 실력에 비해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80년, 90년 세대들은 본격적으로 순수 경쟁사회의 게임에 기존 세대들을 몰아갈 것이다.

 

-> 계급장 떼고, 실력으로 맞짱 떠보자!

 

 불합리한 구조를 여전히 양상하고 있는 386세대 및 그 이전 세대들에 대하여 새로운 세대들이 사회 흐름의 '실질'에 접근하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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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rong | 2009/08/30 00:35 | Orrong's Editorials | 트랙백 | 덧글(0)

넛지

 

 

 

NUDGE

 

(주의를 끌기 위해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
(물건을) 조금씩[슬쩍] 움직이다; (…에) 가까이 가다(near)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밀다]
팔꿈치로 슬쩍 찌르기

 

 1. [A]

 

 탐욕과 부패는 위기를 양산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지만, 이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단순한 인간의 약점이다. 따라서 거울을 보며 제한적인 합리성과 자기통제 문제, 그리고 사회적 영향력의 파괴적인 효과들을 이해하지 못한 채 탐욕과 부패, 악행 등을 비난하기만 한다면, 앞으로 찾아올 위기에 맞서 우리 자신을 보호할 수 없을 것이다.

 

 2. [B]

 

 사소해 보이는 사회적 상황들이 사람들의 행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넛지는 보이지 않는 듯해도 어디에나 존재한다. 적절성의 여부를 떠나 선택 설계는 도처에 만연해 있으며 불가피하기 때문에 우리의 결정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자유주의적 개입주의가 결코 모순되지 않는다. 선택 설계자들은 선택의 자유를 보호하는 동시에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넛지를 가할 수 있다.

 

 3. [C]

 

 상황이 복잡해지면 인간들은 발버둥 치기 시작한다. 금융위기의 한 가지 측면은 인간의 이러한 속성 때문에 초래한 것이다. 바로 금융계가 지난 20년 사이에 크게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이는 주목해야 마땅한 현상이었지만 불행히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모기지는 단순히 30년짜리 고정금리였다. 따라서 모기지를 선택하는 일도 매우 간단했다. 월 납입이 가장 적은 상품만 찾으면 그만이었으니까 말이다. 이제 모기지는 그 종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해졌다. 전문가들조차 다양한 대출상품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데 애를 먹고 있으며, 최초 월 불입금이 낮은 경우에는 해당 대출에 들어가는 총비용을 잘못 산정할 수도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재앙을 야기한 한가지 핵심적인 원인은 수많은 차용자들이 자신의 대출 조건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글씨로 채워진 여러 장의 서류를 읽어보려고 시도한 사람도 대출 조건을 이해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모기지 중개인은 그들에게 끝내주는 거래를 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4. [D]

 

 이콘들(경제주체자들은 모두 완벽히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기통제 문제를 겪지 않는다. 따라서 경제학자들의 사전에는 유혹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전 세계 대부분의 규제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숙고하지 않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들은 디저트가 가득 담긴 음식 카트나 지나가면 종종 유혹에 굴복하고 만다. 살이 쪘음을 지각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현재의 위기를 더욱 가속화한 것은 바로, 모기지를 갚기보다는 재융자를 받아야 한다는 저항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에 각 가정들은 기존의 단순한 모기지들 가운데 하나를 취한 다음, 은퇴하기 전에 그것을 갚아나갔다. 재융자도 생각해 볼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귀찮아서라도 거기까지 손을 뻗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그 모든 일을 수월하게 만들어주는 유용한 모기지 중개인이 나타났다. 21세기가 시작될 무렵, 이자율이 떨어지고 집값이 상승하여 처음 1~2년간 적용되는 낮은 '티저 금리'와 적극적인 모기지 중개인들이 등장하면서 재융자가 에덴동산의 사과처럼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집값이 떨어지고 이자율이 상승하자 파티는 끝이 났다.

 

 5. [E]

 

 이 책은 인간의 합리성을 가정한 주류 경제학에 대한 비판을 담았다는 점에서 야성적 충동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하지만, 인간의 불완전한 행동심리를 분석하여, 약간의 유인설계만으로도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경제활동에의 심리 유인 설계의 예를 몇 개 보였다는 점에서 단순히 인간도 비합리적이기 때문에 이것에 의한 경제학을 열어야 한다는 지적만에서 그친, 야성적 충동보다 진일보 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러한 심리학을 응용한 사회과학에서의 유인설계는, 경제학뿐만 아니라 사회학, 정치학, 국제정치학, 법학에 이르기까지도 널리 연구되어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학문이 나아가는 방향 중 하나인, VERITAS로 가는 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진리란, 인간에게 현실적으로 적용되고 탐구되어지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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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rong | 2009/07/22 11:43 | Orrong's Editorials | 트랙백 | 덧글(0)

딜레마와 제도의 설계

 

 

 1. 序


 이 책을 보고 느낀 또 하나의 딜레마는, 과연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딜레마 상황이 꼭 해결 혹은 관리되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었다. 딜레마 상황이 형성되는 조건을 차치하고, 과연 정책 결정과정에서 딜레마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일방적 패러다임에 지배되는 단편화된 정책결정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 것이다. 즉 민주주의 정치체제 하에서의 가치의 충돌과 이에 따른 정치 행위의 하위 범위에 속해 있는 정책 결정이 딜레마를 갖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는 것이다.

딜레마 상황은 ①두 개의 대안이나 가치가 존재하고, ②제한된 시간 내에 둘 중 한 개를 선택해야 하나 타협이 힘들고, ③두 개의 대안이 가져올 결과 가치가 비슷하고 한 대안을 선택했을 때의 기회손실이 크기 때문에, ④선택이 곤란한 상황이다. 즉 다시 보면 이 딜레마 상황은 정책이 정치과정의하위 범위에 속한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대다수 민주주의 체제 하의 집권 세력의 정책 결정자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 쉽게 놓인다. ①하나의 이슈에 대해 집권 세력과 반대 세력의 가치는 충돌하고, 이에 따라 정책의 방향과 그 방법에서도 충돌을 보인다. ②하지만 집권 세력의 정책결정자는 반드시 한 개를 선택하여야 하는 정책결정과정의 시간에 쫓긴다. ③국민의 여론에 따라 특정 정책에 있어서는 다수의 의견이 집권 세력의 가치와 상충할 수도 있다. 따라서 두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하더라도 기회손실은 매우 크게 온다. 다수의 여론을 따랐을 경우, 집권세력의 가치가 훼손되고, 집권세력의 가치를 따를 경우 여론의 비판을 받는다. ④이는 정책결정자에게 선택의 곤란을 가져와 딜레마 상황에 놓이게 한다.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당·정·청 최종 정책 결정 과정에서, ‘딜레마와 제도의 설계’에 실린 11편의 논문 : ‘딜레마 이론 설명 - 딜레마 대응을 위한 제도 마련 - 딜레마 상황에 의한 정책 결정의 어려운 사례적 설명’을 쭉 따라가다 보니, 몇 가지 딜레마 상황이 연출 되었던 장면이 떠올랐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 이후의 일어난 딜레마 상황의 예를 들어보며, 이 딜레마 상황이 처했을 때의 고위정책결정자들이 행동하는 행위를 구성주의적으로 한번 떠올려 보겠다.


 2. 비정규직법 개정 : 2년인가 4년인가?


 보통 현재 여당의 정책결정 과정은 1주에 한번, 각 상임위별로 구성된 1~6정조위원장과 정책위의장이 주재하는 정책위의장단회의에서, 각 사안별 당 수석전문위원들의 보고와 종합 토론·조율을 거쳐, 정책위의장 결정으로 당 정책의 스탠스가 정해진다. 여기서의 결정을 토대로, 다양한 실무급 당·정 회의가 진행되며 당 대표와 국무총리, 장관이 참여하는 고위당정협의로 이어진다. 또한 정부의 최종 결정 사안(미발표)이 최종적으로 당·정 회의를 거쳐 조율되고 발표되게 되어 있다. 따라서 당·정 간 협의를 거치지 않은 어떠한 정책도 그 실행도 국회에서 보장받지 못한다. 그리고 정부 부처간 이견이 있는 여러 정책 사항이 당 정책위의 상임위별 수석전문위원 간의 조율로 부처 대 부처 관계 장·차관 및 실무진의 협의로 이어지거나 부처간 조율이 안 될 시에는 당 정책위에서의 결정, 혹은 국무총리실이나 청와대를 통해 의견 조정을 할 것을 정하게 된다.

 현재 한나라당은 한국노총과 정책연대를 통해 노동관련 정책을 입안하고 있다. 따라서 여러 간담회와 협의를 통해 비정규직법의 처리 방안을 확실하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즉 책에서 얘기되고 있는, 딜레마상황 하에서의 정책 결정자의 결정 회피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비정규직 고용 기간을 2년으로 현행 그대로 유지하면, 고용자 측에서는 정규직화의 부담 때문에 대량 해고를 할 것이라고 공헌하고 있었고, 그렇게 되면 여당에게는 경기 악화 국면에서, 실업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크게 다가올 것이었다. 4년으로 비정규직 고용 기간을 늘리더라도, 노동 단체의 반발을 감수해야 했으며 또한 4년으로의 연장에 따라, 정규직화가 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반대 노동자들과, 4년이라도 연장해서 계속해서 일자리를 갖게 해 달라는 찬성 노동자들 간의 노·노 갈등과 그에 따른 혼란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따라서 여러 차례의 의장단회의에서 본 안건이 논의되었고, 상임위 차원에서도 공청회·토론회 등의 수차례 개최가 있었지만 주요 정책 결정자들은 결론을 내지 못했다. 분명히 시급한 사안으로, 6월 국회에는 본 안건의 결과가 나와야 할 것이라는 시간적 제약에는 쫓겨있지만 임기가 끝나감에 따라 다음 의장단에 그 부담을 전가하려는 모습을 일면 볼 수 있다.

 즉 딜레마 상황 하에서 정책결정자가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하고 책임 회피와 결정 회피의 모습을 보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여당의 정체성과 이념에 따른 정책 결정보다는, 비정규직 고용 기한 연장 여부에 따른 여러 가지 기대 효용들에 대한 비교, 그리고 ‘획일적으로 어느 한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게 아닐 수 있다.’라는 올려진 정책 안건에 대한 재인식이 겹치면서 본 안건은 표류 했던 것이다. 실제로 여러 정책의 최종 결정 순간에 정책 결정자 개인의 가치관이나 당이나 정부의 신념 등이 결정에 작용하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음을 볼 수 있다. 경제정책과 같이 그 이념성에 따른 정책 처방이 너무도 다른 상황을 제외하고는, 특정 구체적 이슈에 대해서는 정책 선택에 따른 기대효용의 비교를 통해 최종 안이 선택되어지고 또한 많은 경우에는 ‘선택’ 보다는 ‘수정’과 ‘지표 완화’ 등을 통해 절충을 시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정책 결정의 순간 딜레마는 거의 대부분 언제나 함께 하는 상황이었으며 이의 해결은 구성주의적으로도 그 동인이 사안별로 달랐고 그 결과도 사안별로 각기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이다.


 3. 22시 이후의 학원 교습 제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의 갑작스러운 발표로 논란이 된 22시 이후의 학원 교습 제한 문제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당·정·청간 정상적인 정책결정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문제였다. 이때의 딜레마 상황은, 여론조사 결과 22시 이후 학원 교습 제한 발표의 국민 지지도가 높은 상황인데 이 정책을 계속 하게 되면 문제의 해결이 아닌 규제적 정책으로, 경쟁력 강화라는 당의 고유한 정책 이념과 맞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즉 이미 발표된 22시 이후의 학원 교습 제한 정책을 계속 가게 할 것이냐, 아니면 중단하여 취소하게 할 것이냐라는 선택의 딜레마 상황이었다.

 22시 이후의 학원 교습 제한이 국민에게 인기 있는 정책이고 일단 규제를 강화해 단속을 강화하다보면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 실효성이 의문시 된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었다. 과거 획일적 과외 제한 조치 시행시,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의 과외’와 같은 현상도 나타났고 오히려 과외비가 더 비싸서 일반 중산층 가정의 학생들은 사교육을 못 받고 정말 ‘있는 집 자식들’만 공부를 해서 앞서나가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근본적 문제는 공교육의 정상화인데, 이미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공교육보다 지지를 받고 있는 사교육에 22시 이후 제한을 한다 하더라도 ‘남 자식 보다는 내 자식이 조금이라도 더 앞서 나가고 싶어 하는 근본적 부모의 욕구 및 학생의 욕구’로 인해 어떤 방식으로든 암시장적 사교육이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가 주였다. 따라서 22시 교습 제한은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긴급한 목적 하에 시급히 나온 고민이 심각하게 되지 않은 설익은 정책이라는 게 중지였다. 또한 이 회의는 공교육 강화 방안에 초점이 맞춰져, 공교육이 사교육이랑 경쟁해 이길 수 있게 하여야 한다는 목적 하의 토론이 이어졌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어서 선거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자체장 등을 선출하고 회사의 주인은 주주여서 주주총회에서 주요 회사 경영 사항을 결정하는데, 학교의 주인은 학생인데 학생은 학교에서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하지만 사교육 시장에서는 학생이 고객이 되어, 학생이 강사도 선택하고, 강의 수준도 선택하고, 강의까지도 선택하게 된다. 학생이 사교육에서는 주인이 되는 것이다.”라는 견해도 나왔다. 따라서 공교육의 강화가 사교육비 절감의 근본적 해결책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공교육 강화 차원에서, 당·정 회의를 거쳐 발표된 교과교실제(학생이 수업 수준을 선택하고 교사도 선택하여 교과 교실을 따라 이동하며 수업을 듣는 제도)를 비롯한 여러 공교육 강화 방안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22시 이후의 학원 교습 제한제도에 관한 딜레마 상황에서는, 최종 정책 결정에 있어 ‘여당의 정책 이념’이 결정적으로 작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욕구를 제약하는 어떠한 제한적 정책의 효과도 단기적이며 보다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이 여당의 정책 이념과 맞다는 데에서 결정이 이루어졌다. 즉 일방적 규제 정책은 야당의 정책 이념이라 현 여당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 입법은 중지되었고, 당·정 협의를 거쳐 공교육 강화 방안의 발표로 이어졌다.


 4. 結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책결정 과정의 딜레마 현상은 언제나 같이 수반하는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각 정책에 대한 기대효과에 대한 분석이 다르며, 그 기저의 정치 이념의 차이나 정책 관련 학문의 학파적 신념의 차이도 작용할 수 있다. 딜레마 현상의 해결 및 관리의 차원으로 접근을 하면 어쩌면 딜레마 현상의 본질적 의미나 ‘딜레마와 동반 하는 정책 결정’이라는 다른 측면을 살피지 못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딜레마 현상의 형성 원인이자 해결 귀결점이 될 현대 정책 결정과정에서의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라는 측면은 현재 이명박 정부와 여당의 정책결정과정에서 좀 더 고려되어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다.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정책 결정과정의 참여는 결정과정의 복잡성과 비능률성을 나타내지만, 결정된 정책의 실행에 있어서는 더욱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정책의 직접적 이해관계자들의 정책 결정 과정에의 참여는 가치 충돌이 심하고 협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문화에서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조화되기 쉽지가 않다. 아무래도 위기 상황 속에서는 정책 결정의 효율성을 추구하게 되고, 그 정책 실행도 감사나 관여를 통해, 끌어 올리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쉽다.

 하지만 현대 민주주의 정치체제 하에서의 이해관계자 및 NGO들의 정책결정 과정에의 미참여는, 불만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딜레마와 동반 하는 정책 결정 과정” 속에서 당·정·청·민(이해관계자·시민단체·전문가)의 광의적 정책 협의 마당 :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망라한 효율적 결정이 가능한 정보 공유의 장(場)을 마련하는 것이 국민과의 정책소통의 길이며 딜레마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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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rong | 2009/07/14 14:26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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